[단독] ‘태종대왕’ 문태종 아들, 재린 스티븐슨 “아버지처럼 한국대표팀에서 뛰고 싶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2.02.25 16: 09

‘태종대왕’ 문태종(47)의 차남 재린 스티븐슨(16, 208cm)이 아버지처럼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대표선수로 뛸 수 있을까.
문태종은 한국농구 역사상 최고의 슈터였다. 현역시절 문태종은 프랑스, 이스라엘, 터키, 러시아 등에서 리그최고슈터로 활약했다. 그는 1999년 프렌치컵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KBL에서 문태종을 외국선수로 데려오고 싶어도 몸값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는 말도 나왔던 시절이었다.  
문태종은 전성기가 지난 35세이던 2010년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해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후 그는 2018년 현대모비스에서 현역생활을 마치기 전까지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자리를 고수했다.

2011년 체육인재전형을 통해 한국으로 특별귀화를 한 문태종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서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특히 필리핀전 19점 뒤지던 한국을 탈락 위기서 구한 38점 대활약은 아직도 회자된다.
문태종의 농구 DNA는 차남 재린 스티븐슨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재린은 ESPN 선정 2024 클래스 전미랭킹에서 전체 21위다. 미국 전역에서 재린보다 잘하는 동년배가 20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는 파워포워드 부문에서는 당당히 전체 1위를 다투는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는 엄청난 재능이다. '미국식' 측정으로 208cm까지 신장이 큰 재린은 파워포워드임에도 운동능력이 좋고 3점슛까지 정확한 전천후 선수다.
이미 노스캐롤라이나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웨이크 포레스트대, 버지니아대, 플로리다주립대 등 미국최고의 농구명문대학들이 재린에게 장학금 입학제의를 하며 쟁탈전에 들어갔다. 문태종이 특별귀화를 했기에 아들인 재린은 여전히 미국시민권자다.
은퇴한 문태종은 현재 고향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와 지난해 창단한 시포스고교(seaforth high)에서 농구감독을 맡고 있다. 아들 재린은 아버지밑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기자가 25일 시포스고교를 방문해 문태종 및 재린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재린이 한국대표팀에서 뛸 의사가 있는지 가장 궁금했다. 의외로 재린은 고민없이 뛰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아버지가 인천 전자랜드에서 뛸 때 8살이었다. 경기장에 놀러갔던 기억이 많다. 아버지처럼 한국대표팀을 위해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영광이다. 한국은 특별한 곳이다. 미국대표팀과 한국 중에서 고르라고 해도 한국”이라며 웃었다.
문태종도 아들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나나 라건아처럼 특별귀화를 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재린은 리바운드가 좋으면서도 날 닮아 슛도 정확하다”며 아들이 원한다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재린의 대답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현재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재린의 귀화추진에 대한 계획이 없다. 농구대표팀은 34세가 된 라건아 이후 귀화선수 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지원도 인재도 없어 뚜렷한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다.
16세인 재린이 지금 귀화를 한다면 추후 귀화선수 쿼터에 포함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재린이 아무리 농구실력이 뛰어나도 당장 아마추어선수 신분으로 체육인재 특별귀화를 하기는 어렵다. 문태종과 라건아는 귀화 당시 이미 프로선수로 KBL에 뿌리를 내린 상황이었다. 재린은 앞으로 2년 뒤 미국대학에 진학해 NBA에 도전할 예정이라 계속 미국에 거주해야 한다. 
당장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NBA급 유망주가 차후 한국대표팀에서 뛸 의사가 있다는 긍정적 대답을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농구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노스캐롤라이나(미국)=서정환 기자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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