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PD "'여고추리반2' 매력은 진정성…차기작? 新 기획 모색"[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2.28 18: 58

 정종연PD가 ‘여고추리반2’를 끝마친 소감을 밝혔다.
28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여고추리반2’ 정종연PD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여고추리반2’는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전학 간 다섯 명의 추리반 학생들이 더욱 거대한 사건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지난 18일 8화 공개를 끝으로 ‘여고추리반2’가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정종연PDSMS “레거시에서 일하던 사람이다 보니 티빙에서의 성과가 아직 뇌에서 확실하게 이해 안 될때가 있다. 저런 수치가 어떤 건지 잘 몰라서 피부로 와닿지 않을 때가 많지만 티빙 담당자님이 잘됐다고 하셔서 잘 된 줄 알고 있다. 저희도 별 사고 없이 다들 만족도 높게 촬영, 녹화, 방송 다 잘 마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종연PD는 시즌1와 비교했을 때 시즌2의 만족도를 묻자 “시즌1과 시즌2는 기본적으로 조금 방향이 달랐다. 스토리가 강화된 부분이 확실히 있다. 하려고 한 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제 만족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청자들이 보고 좋아하셔야 하는데,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시즌2에 대해 평가를 좋게 해주시는 편이더라”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16부작이었던 시즌1과는 달리 시즌2는 8화라는 짧은 구성과, 스토리의 진행을 위한 NPC의 개입도가 높아진 부분이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이에 정종연PD는 “티빙에서 돈을 더 주면 회차를 늘릴 수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한정된 녹화시간, 회차 안에서 그걸 해 내야 한다. 추리를 하느라 계속 의문 속에 앉아있는 상태가 추리를 코어하게 즐기는 분들한텐 불편함이 없지만, 사실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점이 시즌1 리뷰를 했을 때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고려하다 보니 축소해서 방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유도가 높을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제작비가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적절한 제작비 대비 효율에 대한 고민이 있고 그에 대해선 앞으로도 좀 더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저도 잘 알고 있다.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을 가르는 중요한 포지셔닝을 이번 시즌에 많이 고민해서 이것저것 해보고 결론 나오면 다음 시즌에 반영하려고 고민 하고있는 그 과정속에 있다”고 밝혔다.
또 스토리가 강화된 반면 문제풀이가 적어진 것에 대해서도 정종연PD는 “효율의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제풀이가 조금 더 실제하고 맞닿게끔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갈수록 더 현실적인 추리들, 추리물다운 추리를 넣고싶었다. 한마디로 자물쇠 번호 맞추는 걸 그만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고추리반’ 시즌2에서는 출연자들이 진심으로 화를 내는 등 스토리에 대한 과몰입이 전 시즌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것이 특징적이었다. 정종연PD는 “출연자 입장에서는 시즌1의 결과물을 봐야지 ‘마음 놓고 몰입해도 되는구나’라는걸 검증할 수 있지 않겠나. 그 결과 ‘이 프로그램 제작진은 믿어도 되겠구나, 막 하자’라고 생각한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출연진들이 더 몰입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 프리뷰 할만 한 대상이 생겼다는 게 확실히 도움 됐다. ‘이렇게 해보니 이렇더라’ 하는 것들이 생겼다. 저렇게 욕하고, 감정이 폭발하고 이런 것들이 이 스토리를 예능으로 하는 이유다. 그게 바로 추리소설을 보는 것보다 실제 여기에 체험 대리자들이 체험하는 걸 보는 게 재밌는 이유라 생각한다. 과몰입 출연자들이 재미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종연PD가 생각한 ‘여고추리반’만의 매력 역시 “출연자의 진정성 있는 리액션”이었다. 그는 “최대한 출연자와 같은 감정을 전달하는 게 중요한 매력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출연자들이 잘 살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무서운 영화를 봐도 무서움을 느끼는 것과 몰입하는 건 다른 감정이라 생각한다. 예능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그게 아마도 체험에 가까운 느낌이 아닐까. 4D와는 다른, 나를 대신해 체험해주는 출연자가 있는 게 매력이고 그걸 잘해주는 출연자가 또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고추리반’ 시리즈에는 박지윤부터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까지 연장자와 막내의 나이차이가 20살일 정도로 다양한 세대, 나이, 경력차의 출연진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함께 교복을 입고 같은 고등학교의 같은 학년이자 ‘여고추리반’의 멤버로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와 관련해 정종연PD는 “여전히 예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스토리만 보면 무겁고 때로는 비현실적이고 어떨 때는 무서워서 보고 싶지 않기도 하지만, 어쨌든 예능이고 농담을 주고받고 위트가 있는 베이스가 있어서 많은 시청자들이 무리한 스토리를 무리 없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과몰입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때로는 세대차이 때문에, 때로는 나이와 역할과의 갭 때문에 생기는 걸 모두 웃음으로 다룰 수 있는 게 박지윤, 장도연씨라 생각한다. 두 사람이 들어와서 얻는 장점이 더 크다”며 “출연진들의 단점은 없다. 멤버들이 보완할 부분도 없다. 이대로만 해달라”라고 깊은 신뢰를 전했다.
최근 OTT 시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 정종연PD 역시 “이번에 ‘솔로지옥’이 잘돼서 저도 주목하고 있다. 제가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해외 시청자한테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며 “한번 해봐야 한다. 해봐야 안다”고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고추리반’을 통해 처음으로 OTT 시장에 발을 디딘 정종연PD는 “‘대탈출’, ‘여고추리반’ 외에 더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장르가 있냐”는 질문에 “아이디어 엄청 많다. 근데 하면 사람들이 싫어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2년 동안 ‘대탈출4’ 12편, ‘여고추리반2’ 8편을 했다. 거의 못 쉬었다. 2년을 하얗게 불태웠다. 1년이 52주 아니냐. 그 중 20주 동안 방송을 계속 낸 거다. 예전에는 1년에 하나밖에 안했는데도 온 세상의 고생을 다 한 느낌이었는데 1년에 두 개를 하니 지칠 대로 지친 건 있다. 아이디어적인 차원에서도 그렇고 정신, 몸 관리를 위해서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아 있다”고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올해는 방송계 전체가 물밑에서 엄청나게 지각변동과 변화가 예고되는 해라 생각한다. 저도 새로운 도전이나 고민하는 부분이 많다. 물론 ‘여고추리반’과 ‘대탈출’을 안 하지는 않을 거다. 계속 할 생각이 있긴 하다”면서도 “K예능이 세계로 뻗어나 갈 수 있는 문틈이 잠깐 열려서 밖을 볼 수 있는 기회지 않나. 지금 시기를 놓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 2022년 한해는 기획과 모색의 시기가 될 것 같다. ‘여고추리반2’가 2022년 작품이지 않나. 올해는 일단 한 작품을 했고, ‘대탈출’도 오래 했으니 다음 작품은 조금 다른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모색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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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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