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빅리거’ 류현진(35·토론토)도 궁금해한 ‘괴물 루키’ 문동주(19·한화)가 불펜 피칭에서 최고 155km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두 눈으로 이 모습을 목격한 류현진도 “볼 좋다”고 인정했다.
올해 한화 1차 지명 신인으로 계약금 5억원을 받고 입단한 문동주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주인공이었다. 1~2군 자체 청백전이 예정돼 있었지만 메인 이벤트는 경기 전에 있었다. 구장 내 모든 시선이 외야 불펜으로 향했다. 서산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만들던 문동주가 1군 대전 캠프에서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한 것이다.
류현진도 문동주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훈련 전 구단 관계자에게 “등번호 1번 언제 던져요?”라며 문동주의 불펜 피칭 시간을 체크했다. 오전 11시부터 문동주가 외야에서 캐치볼로 몸을 풀었고, 류현진도 그 주변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캐치볼로 어깨를 푼 문동주가 불펜에 들어가자 류현진도 뒤따라 들어갔다. 문동주는 두 세트로 나눠 5분 휴식을 겸해 총 61구를 던졌다. 류현진은 문동주의 공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볼 좋다”는 말도 했다. 다른 미사여구가 필요없었다. 최고 155km, 평균 151km 강속구가 포수 미트에 펑펑 꽂혔다.

류현진은 불펜 피칭 전에도 문동주와 주먹을 맞대며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긴장하지 말라”는 한마디를 해줬다.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이 평상시대로 던지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생각을 하면서 피칭하니 괜찮았다”고 고마워했다.
관리 차원에서 퓨처스 팀과 함께 움직이는 문동주는 이날 당일치기로 서산-대전을 오갔다. 우상이었던 류현진과 만남도 이날 하루가 전부.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가 풀리는 대로 류현진은 미국으로 출국한다. 문동주는 “선배님께 묻고 싶은 것을 아직 못 물어봤다. 기회가 되면 변화구나 타자 상대 방법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며 짧은 만남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
이날 문동주의 피칭은 류현진뿐만 아니라 1~2군 코칭스태프와 정민철 단장, 손혁 코디네이터 등 고위 프런트들도 집중해서 봤다. 취재진까지 30여명이 문동주의 공 하나하나에 시선을 보냈다.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뿐만 아니라 뒤에 워낙 많은 분들이 보고 계셨다. 최대한 뒤쪽를 안 보고 포수만 보고 던지려 했다.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힘이 들어가긴 했다”며 웃었다.

90%의 힘으로 던졌지만 최고 구속이 벌써 155km까지 측정됐다. 문동주는 “그동안 몸을 잘 만든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공주고와의 비공식 경기에서 최고 156km까지 던진 것으로 알려진 문동주는 “저도 최고 구속을 확실하게 모르겠다”며 “제 장점은 해마다 발전하는 것이다. 160km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내년에 더 발전하면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서산으로 돌아간 문동주는 3차례 불펜 피칭을 100% 전력으로 던진 뒤 이달 중순쯤 실전 등판을 준비한다. 류현진도 기억한 등번호 1번의 실전 데뷔도 임박했다. 등번호 1번이 제법 익숙해진 문동주는 “제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 1번의 무게감이 조금 있는데 무게에 맞게 피칭하면 될 것 같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