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만년 유망주 문상철(31)이 바뀐 타격폼을 앞세워 첫 연습경기부터 홈런포를 신고했다. 과연 올해는 캠프의 좋은 기운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문상철은 지난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첫 연습경기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5-6으로 석패했지만 문상철의 활약은 이날 KT의 소득이었다.
첫 타석부터 호쾌한 스윙을 뽐냈다. 1회 2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맞이한 가운데 두산 선발 박신지를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린 것. 이후 4회 포수 파울플라이, 5회 3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마지막 8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문상철은 경기 후 “올해 첫 실전이라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동안 훈련했던 게 잘 되는지 체크하려고 했다.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 타격폼을 다시 바꿨기 때문에 빨리 바뀐 폼으로 쳐보고 싶었다”고 활약 비결을 전했다.
배명고-고려대 출신의 문상철은 2014 KT 2차 특별 11순위 지명 이후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망주 꼬리표를 못 떼고 있다. 그래도 2020년 KBO리그 레전드 김태균의 타격폼을 장착한 뒤 74경기 타율 2할6푼 8홈런을 치며 알을 깨는 듯 했지만 지난해 다시 53경기 타율 2할1푼9리 2홈런으로 기록이 급격히 하락했다.
문상철은 전임 조범현, 김진욱 감독부터 이강철 감독까지 상당히 공을 들인 선수다. 그만큼 아마추어 시절 재능이 뛰어났고, 프로에 와서도 매년 퓨처스리그는 폭격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1군만 오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문상철은 이번 스프링캠프서 다시 한 번 타격폼 변화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상무에서 36홈런을 치며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7년을 재현하는 게 목표다. 꾸준한 연습을 통해 5년 전 느낌을 계속 찾고 있다.
문상철은 “상무 시절 제일 좋았을 때가 중심을 뒤에 두는 타격폼이었다”며 “작년에는 왼쪽 앞다리에 중심을 두고 뒤로 왔다가 치는 리듬이었는데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서 던질 때 타이밍이 늦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심을 오른쪽 뒷다리에 두고 바로 턴을 하는 폼으로 바꿨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문상철은 여전히 KT에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우타자인 유한준이 은퇴한 올해는 더욱 그렇다. 이강철 감독은 올해 승부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대타 자원으로 일찌감치 문상철을 낙점한 터. 전력분석원도 2022 기장 스프링캠프 참가선수 팸플릿을 통해 그를 ‘전력분석의 PICK’으로 선정했다.
일단 바뀐 타격폼의 시작이 좋다. 그리고 이제 매년 스프링캠프 때마다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그라운드에서 보답할 때가 왔다. 문상철은 “작년부터 타격폼을 바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투수의 공을 더 많이 쳐보면서 적응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