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이다".
KIA 타이거즈가 스프링캠프 한 달을 보냈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태도와 몸상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실전에 들어가면서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좌익수 한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령탑이 "행복한 고민이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현재 KIA 외야진은 한 자리가 비어있다. 소크라테스 브리트와 나성범은 각각 중견수와 우익수로 확정했다. 좌익수 한 자리를 놓고 고종욱, 김호령, 이우성, 김석환, 이창진에 이어 퓨처스 캠프의 나지완도 대기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누가 주전을 확보했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전이다.

고종욱은 SSG에서 방출 충격을 딛고 심기일전했다. 통산 3할 타자의 실적도 있고 경험도 풍부하다.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이우성은 이적 3년동안 뚜렷한 존재감이 없었다. 연말 결혼과 함께 책임감과 벼랑끝에 몰렸다는 절박감으로 훈련했다. 강한 타구를 연발하면서 맹렬하게 대시하고 있다.
젊은 좌타 거포인 김석환도 주변의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건강문제로 뒤늦게 캠프에 참가했지만 실전에서 멀티안타를 터트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김호령은 절친한 선배 나성범 효과를 누리며 타격에서 새로운 모습을 예고하고 있다. 이창진도 퓨처스캠프에서 이동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중인 베테랑 나지완이 올라오더라도 자리가 없을 정도가 됐다. 김종국 감독은 "몸상태가 좋은 것 같다"며 시범경기가 시작하면 나지완을 콜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지완이 올라오면 6명의 외야수가 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격수 경쟁도 이제 시작됐다. 박찬호가 예년과 달라진 몸과 타격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건강 문제로 1군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던 특급 루키 김도영이 지난 1일 1군 콜업을 받았다. 벌크업을 통해 단단한 몸으로 등장해 훈련을 소화했다. 선배 박찬호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종국 감독은 "야수들이 다 잘해 고민이 더 많아졌다. 고종욱, 김석환, 이우성도 그렇다. 모두 컨디션이 좋아보인다. 이렇게 잘하는 선수들이 많으면 행복한 고민이다. 유격수 등 다른 포지션 주전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들 잘하면 팀에게는 좋은 일이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