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올해도 ‘필승조’ 좌완 김태훈(32)과 우완 서진용(30)에게 기대를 건다.
김태훈과 서진용은 지난 시즌 아쉬움이 남아 있다. 하지만 어떤 핑계를 대지는 않는다. 누구 탓도 아니다. 본인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일단 그들은 “분위기 괜찮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킨다.
불펜진에서는 그들이 중심을 잘 잡아줘야 SSG도 긴 싸움에서 버틸 수 있다. 만족하는 기록으로 볼 수는 없지만, 김태훈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6홀드를 올렸고, 서진용은 9세이브를 거뒀다.

김태훈과 서진용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65경기에 등판했다. 물론 이닝만 따지면 김태훈은 58이닝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간 동료들을 제외한 불펜진에서 5번째 정도였다. 서진용은 3번째로 많은 67⅓이닝을 던졌다.
주목할 점은 이닝보다 등판 횟수다. 몇 타자를 상대했든, 그들이 가장 많은 경기에 투입됐다는 것은 그만큼 불펜에서 대기하고 준비한 날이 많았다는 것이다.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많이 받았고, 기용됐다는 의미다.
올해도 그들이 작년처럼 버티고 해줘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김태훈은 “가능하면 더 빨리 준비하고, 최대한 많이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보통 “많이 던지려고 한다”는 얘기는 선발투수들이 많이 한다.
그런데 중간 계투가 이런 얘기를 했다. 선발진에서 부상자가 많이 나온 2021시즌이다. 불펜진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한 해였다. 김태훈, 서진용이 불펜진 주축으로 많은 경기, 이닝을 각오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김원형 감독, 조웅천 투수 코치가 투수들에게 연투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지만, 지난해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즌이었다.
올해도 김태훈과 서진용은 각오를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윌머 폰트와 재계약을 했고, ‘외국인 원투 펀치’ 중 남은 한 자리는 새로 뽑았다. 메이저리그 90승 경력이 있는 투수 이반 노바를 영입했다.
게다가 베테랑 선발 요원 노경은까지 데려왔다. 6월 이후에는 지난 시즌 6월 수술대에 오른 박종훈과 문승원도 돌아온다. 작년보다는 마운드 상황이 더 낫다는 시각이다. 선발 경쟁 중인 이태양, 최민준, 오원석, 김건우도 작년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복귀해도 관리가 필요하다. 오원석, 최민준 등 젊은 투수들도 아직 경험이 많이 쌓인 것은 아니다. 즉 올해도 불펜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 있다.
모두 이를 악물고 있다. 김상수는 구위 회복으로 반등해보겠다고 다짐했고, SSG 전신 SK 시절 왕조 멤버였던 베테랑 고효준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김태훈과 서진용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맛’을 본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2019년 김태훈은 27홀드까지 올렸고, 서진용은 33홀드를 기록했다. 그해 홀드왕은 당시 키움 소속이었던 김상수(40홀드)였다. 서진용이 홀드 2위. 김태훈과 서진용은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좋았을 당시 영상을 계속 되돌려보곤 한다.
‘김태훈과 서진용이 불펜진 열쇠다’라고 한다. 지난달 1일부터 제주도에서 시작된 2022 스프링캠프도 끝났다. 두 명의 ‘필승조’가 시즌 개막 전까지 실전에서 얼마나 투구 컨디션을 만들어둘지 주목된다. 해마다 페이스가 늦게 올라왔던 서진용은 “올해는 전반기부터 빠르게 컨디션을 올려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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