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까지 취미로 야구를 하다가 프로 선수가 된 최승용(21·두산)이 국보의 극찬을 듣는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국보’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7일 두산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울산 문수구장을 찾아 일일 투수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두산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유심히 살펴봤다.
국보를 매료시킨 투수는 지난해 두산에 입단한 2년차 좌완 신예 최승용이었다. 선 감독은 “좋다. 너에게는 진짜로 해줄 말이 없다”는 최고의 찬사로 어린 투수의 씩씩한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광의 순간을 맞이한 최승용은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렸다. 선수 때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워낙 레전드가 아니신가. 실제로 뵙는 게 실감이 안 났다”며 “내 스스로도 지난해 이맘때보다 확실히 좋다고 생각한다. 날이 풀릴수록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최승용은 지난해 두산이 발굴한 좌완 원석이다. 소래고를 나와 2021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맨이 된 그는 15경기 승패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93을 남긴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해 7경기라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꿈의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0(1⅔이닝 무실점)의 강심장을 선보이며 향후 두산을 이끌 좌완투수로 주목받았다.

놀라운 건 최승용은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주말에 취미로 야구를 하다가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고교 시절 유연한 투구폼과 함께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고, 제74회 황금사자기에서 소래고가 우승후보 야탑고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엘리트 전문야구가 아니어도 프로 상위 지명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클럽야구 선수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최승용은 지난해 귀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이번 스프링캠프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보의 극찬과 함께 지난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는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145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을 곁들이며 작년 우승팀 타선을 완벽 봉쇄했다.
두산은 유희관의 은퇴로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가 이현승, 장원준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들 또한 은퇴가 머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최승용이라는 반가운 신예가 등장하며 좌완 세대교체 전망을 밝히고 있다. 두산은 장기적으로 최승용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두산 사령탑도 선 감독과 마찬가지로 최승용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김태형 감독은 “어린 선수가 작년에 큰 경기를 경험했고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지는 모습이 좋았다”며 “물론 향후 경기를 통해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히 좋은 가능성을 가진 투수”라고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