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준(20, 삼성)을 보노라면 이용규(37, 키움)의 모습이 떠오른다. 좌투좌타 외야수로서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리드오프 스타일이기 때문.
개성고를 졸업한 뒤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현준은 퓨처스리그 타율 3할7푼2리(129타수 48안타) 16타점 28득점 14도루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9월 16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정식 선수 전환 후 1군에 콜업됐다. 1군 경기에 13차례 출장해 타율 2할5푼(4타수 1안타) 2득점을 올렸다.
1군 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인 김현준은 “1군 캠프는 처음인데 좀 더 재미있고 뭔가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면서 “겨우내 열심히 준비했다. 힘이 부족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체중을 늘렸는데 괜찮은 거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됐다는 건 올 시즌 구단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 그는 “수비는 물론이고 타석에서도 다 치지 못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주루 부문에서도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너무 갑작스럽게 올라와서 얼떨떨했다. 1군 무대를 한 번 경험해보니까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이 커져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선수단 분위기는 단연 으뜸. 김현준은 “10살 이상 차이 나는 선배들도 그냥 또래 형처럼 대해주신다. 장난도 많이 치고 밥도 잘 사주시고 도구도 잘 챙겨주신다”며 “저도 나중에 후배가 들어오면 형들에게 받은 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현준은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형들은 자신만의 무언가가 확실하다. 야구 잘하고 오랫동안 선수로 뛰는 선배들은 확실한 루틴이 있다는 걸 느꼈다. 마음가짐과 자신만의 무언가를 본받고 싶다”고 했다.

강민호(37)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김현준에게 큰 울림을 줬다. “민호 선배님은 야구장에 일찍 나오셔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는 등 루틴이 확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투수조에서도 루틴이 좋은 선배들이 많다. 투수든 야수든 가리지 않고 좋은 부분은 배우고 물어보려고 한다”.
김현준은 또 “롤모델은 딱히 없다. 좋은 선수들의 장점을 배우고자 한다. 타격할 때 중심 이동, 스윙 등 장점을 보면서 따라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리드오프가 되는 게 김현준의 바람. 그는 “저는 공수주 3박자를 다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선수들 모두 그게 목표 아닌가. 아직 어리니까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고 웃었다. 지난해까지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했던 박해민(32)이 LG로 이적하면서 외야 한 자리가 비었다. 현재로선 김헌곤(34)이 주전 중견수로 나설 예정이지만 김현준도 1군 무대에서 자주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김현준은 “좋은 선배님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게 된 건 아쉽지만 어떻게 보면 제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주전보다 자주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현준은 올 시즌 등번호 41번으로 바꿨다. 등번호에 담긴 의미를 물었더니 “이정후(키움) 선배님을 좋아하는데 41번이 이정후 선배님의 신인 시절 등번호더라. 바꾸고 나서 알게 됐다”고 했다. 물론 이정후 같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외야수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목표도 포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는 “1군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프로 2년차 들어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릴 태세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