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기적이야" 167km 타구에 머리 맞은 투수, 수술 후 9개월 만에 복귀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3.04 03: 36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 수술까지 받은 투수가 9개월 만에 돌아왔다.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너 투수 타일러 좀브로(28)가 기적을 썼다. 
좀브로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포트 샬럿에서 열린 탬파베이 마이너리그 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트레칭, 캐치볼로 몸을 푼 좀브로는 투수진 수비 훈련까지 다른 선수들과 같이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머리에 타구를 맞는 아찔한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선수 생명이 끊길 뻔한 그에겐 9개월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감격의 날이었다. 
좀브로는 지난해 6월4일 탬파베이 산하 더램 불스 소속으로 노포크 타이즈(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와의 트리플 A경기에서 8회 충격적인 사고를 당했다. 상대 타자 브렛 컴버랜드의 시속 104마일(약 167km) 강습 타구에 머리를 직격으로 맞고 쓰러져 경련을 일으켰다.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충격에 휩싸였고, 경기는 즉시 콜드게임으로 끝났다. 

타일러 좀브로 SNS

구장 인근 듀크대학병원으로 실려간 좀브로는 2시간30분 동안 수술을 받았다. 16개의 티타늄으로 된 핀과 36개의 나사로 부러진 두개골을 고정시켰다. 5일 동안 의식을 잃은 좀브로는 아내의 간호아래 두 달간 물리 치료를 받았다. 사고 후유증으로 말이 어눌해져 언어 치료까지 받았다. 야구를 떠나 일상 생활도 어려운 시련의 나날이었다. 
3일 MLB.com에 따르면 좀브로는 “지금 이렇게 캠프에 있는 것 자체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내 입에서 불평불만은 듣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매일 야구를 즐길 것이다”며 “두 달간 치료 후 조금씩 건강을 찾았다. 웨이트 운동을 시작했고, 반응 속도도 좋아졌다. 지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일러 좀브로 SNS
지난 연말 CT 촬영 결과 머리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좀브로는 은퇴 생각을 접고 복귀 준비를 했다. 머리를 보호하는 특수 제작 모자를 쓴 좀브로는 오는 5일 불펜 피칭을 소화한 뒤 타자들을 상대로 라이브 피칭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고 트라우마를 극복 중인 좀브로는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신의 계획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내게 일어난 일을 떠올리면 지금의 모습은 기적이다. 100% 상태로 개막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고 자신했다. 
탬파베이 관계자들은 좀브로의 복귀를 두고 ‘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이클 존스 탬파베이 필드 코디네이터는 “좀브로가 100% 상태로 돌아왔다. 역경을 이겨낸 용기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좀브로는 “모두가 나를 환영해줬다. 팀 동료들이 다시 경기장에 돌아오는 데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고마워했다. 사고 후 동료 선수들이 꾸준히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고, 에릭 닌더 탬파베이 사장도 매주 연락하면서 복귀를 지원했다. 
타일러 좀브로 특수 모자 /MLB.com 홈페이지
지난 2017년 탬파베이에 입단한 좀브로는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 2019년 구단 자체 올해의 구원투수에 선정되는 등 마이너리그 4시즌 통산 97경기 11승4패20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지난해 부상 전까지 트리플A 9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며 1승1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9개를 기록했다. 역경을 딛고 돌아온 좀브로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 꿈까지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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