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타임머신] 故조민기, '미투' 논란 속 극단적 선택➝피해자 2차 가해(과거사 재조명)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2.03.09 05: 04

N년 전 3월 9일에도 연예계는 사건 사고로 가득찼다. 가수 박진영은 둘째 소식을 전하며 많은 축하를 받는 한편, 승리는 논란만 남겨두고 침묵 속에 현역으로 입대했다. ‘미투’ 파문에 휩싸였던 배우 고(故) 조민기는 극단적 선택을 해 충격을 남기기도 했다.
기쁜 일도, 안타까운 일도, 충격적인 일도 가득했던 N년 전의 3월 9일, OSEN 타임머신을 통해 짚어봤다.
박진영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sunday@osen.co.kr

27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스카이브릿지에서 '더블유 코리아' 제12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가 개최되어, 이를 기념하기 위한 포토행사가 진행됐다. 배우 조민기가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rumi@osen.co.kr

#2020년 3월 9일 박진영, 둘째 득녀
지난 2020년 3월 9일에는 가수 박진영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결혼 7년 만에 둘째 딸을 품에 안게 된 것. 박진영은 둘째 득녀 사실을 알리며 “열심히 잘 가르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수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꽃길을 걷고 있었다.
박진영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둘째 득녀 사실을 알렸다. 그는 “요즘 여러 문제들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 SNS에 글 하나 쓰는 게 정말 조심스럽지만, 이 소식은 알려야 할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린다. 제가 조금 전 예쁜 딸 아이를 맞이해서 이제 연년생 두 딸의 아빠가 됐다. 어려워져가는 세상에 이 아이들이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열심히 잘 가르치겠다”라고 밝혔다.
박진영은 지난 2013년 결혼해 2019년 47세 나이에 첫 딸을 품에 안았다. 이어 1년여 만에 둘째 딸을 얻으며 많은 축하를 받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에 조심스럽게 소식을 알린 박진영이었다. 박진영은 조심스러운 발표에 팬들은 뜨거운 축하와 축복을 보냈다.
승리가 하차한 후 신병교육대로 입소하고 있다. / rumi@osen.co.kr
#2020년 3월 9일 승리, 논란 속 묵묵부답 입대
박진영이 득녀 소식을 알리며 축하받고 있는 사이,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는 논란만 남기고 현역으로 입대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를 통해 입소,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현역 복무를 시작했다.
승리는 입대를 앞두고 횡령 및 성매매 알선 등 온갖 논란에 휩싸였던 상황. 승리는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클럽 등을 위한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해외 투자자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직접 성매수를 한 혐의를 받았다. 또 클럽 버닝썬의 자금 5억 원 상당을 횡령하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며 22억 원 상당을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충격적인 의혹이 이어지면서 팀에서 탈퇴하고 은퇴를 선언한 승리는 여러 차례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긴 시간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승리는 이 사건들로 인해 한 차례 입대를 연기했다가 이날 입소하게 됐다. 차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선 승리는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한 후 별다른 말 없이 조용히 입소했다.
입대 후 승리의 혐의에 대한 재판은 군 법원을 통해 진행됐다. 지난 1월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승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월형을 선고했다. 앞서 군 법원은 지난 해 8월 승리에게 징역 3년형에 11억 5690만 원의 추징금을 명령했지만, 승리는 당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외한 8개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후 승리는 돌연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반성의 뜻을 전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형량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3월 9일 ‘미투 파문’ 조민기, 극단적 선택
지난 2018년 3월 9일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미투’ 파문으로 논란이 되고 있던 배우 고(故) 조민기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 이날 고 조민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고인이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된 성추행 사건은 여전히 종종 언급되고 있다.
고 조민기는 지난 1993년 MBC 2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이후 배우로서 오랜 시간 탄탄한 경력을 쌓고 있던 조민기는 당시 이어지던 연예계 ‘미투’ 폭로에 언급돼 논란이 됐다.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었던 것.
연예계 ‘미투’ 운동이 급물살을 타면서 조민기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고,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은 10명 이상이 나왔다. 조민기는 폭로 초기만 해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으나, 이후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며 경찰조사를 사흘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 조민기는 유서에 “너무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감당하기에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 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됐다. 모별감 혹은 수치심을 느낀 후배들에게 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라고 남겼다. 고 조민기의 아내가 고인을 최초로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장례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고 조민기는 세상을 떠났지만, 남겨진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했다. 지난 2020년 3월 종합편성채널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고 조민기의 미투 사건 이후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보도됐다. 피해자들은 “그날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라며,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꼽으라면 그의 극단적 선택 이후 나의 일상”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여전히 고통과 악성 댓글로 인해 상처받고 있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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