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21번 달고…안경 에이스, 8년 만의 개막전 토종 선발 도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3.09 08: 14

우상의 등번호를 달고 우상의 마지막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구단 8년 만의 개막전 선발 투수에 도전한다.
롯데는 개막을 앞두고 선발진에 균열이 생겼다.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시뮬레이션 경기 도중 입은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된 것. 이번 주 검진을 받을 예정인 스파크맨은 개막 두 번째주까지 로테이션을 이탈할 전망. 예상대로라면 개막 이후 1경기 정도 로테이션을 거를 전망이다.
결국 4월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시리즈 2경기의 선발 로테이션은 이변이 없는 한 찰리 반즈와 박세웅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파크맨과 달리 반즈는 정상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3이닝을 소화하며 최고 구속 147km까지 찍었다.
박세웅은 스프링캠프 기간 무서울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반즈와 같이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찍혔다. 이미 캠프 초반 불펜 피칭 단계부터 코칭스태프는 “지금 시즌에 돌입해도 될 정도”라면서 박세웅의 준비 상태와 컨디션을 칭찬했다. 그리고 현재도 그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현재 페이스로는 반즈보다는 박세웅이 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범경기 기간 페이스를 조절하는 시기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박세웅은 위력적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며 커리어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OSEN DB
아직 로테이션 순번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박세웅이 개막전 선발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하다. 만약 박세웅이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된다면 2014년 송승준 이후 8년 만에 토종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게 된다. 송승준 이후 롯데의 개막전 선발투수 자리는 언제나 외국인 투수의 몫이었다. 
공교롭게도 박세웅은 올해 32번에서 21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했다. 21번은 함께 그라운드에 있을 때 ‘정신적 지주’였던 송승준(은퇴)의 등번호였다. 토종 에이스의 계보를 이을 후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인 송승준이었고 박세웅도 이런 선배를 믿고 의지했다.
박세웅은 21번을 달게 되면서 “어릴 때부터 늘 사용했던 번호로 갖고 싶은 마음이 컸다. 원하는 번호를 받게 돼서 기분 좋다”라고 21번으로 등번호를 변경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경북고 재학 시절을 비롯해 2014년 KT 입단하면서 달았던 등번호였다.
이미 박세웅은 롯데의 토종 에이스이자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대들보로 거듭났다. 이제는 개막전 선발 투수라는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jhrae@osen.co.kr
▲ 최근 10년 롯데 개막전 선발 투수
2012년 : 송승준
2013년 : 송승준
2014년 : 송승준
2015년 : 브룩스 레일리
2016년 : 조쉬 린드블럼
2017년 : 브룩스 레일리
2017년 : 펠릭스 듀브론트
2019년 : 브룩스 레일리
2020년 : 댄 스트레일리
2021년 : 댄 스트레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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