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할 타자인지 알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이적생 고종욱(33)이 빼어난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치른 실전에서 통산 3할 타자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좌익수 경쟁에 뜨거운 불을 지피고 있다. 12일부터 펼쳐지는 시범경기에서는 주전과 리드오프까지 거머쥘 것인지 관심이다.
고종욱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SSG 랜더스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스스로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의외의 방출이었다. 곧 마음을 추스리고 KIA 입단테스트를 받았다. 이틀동안 광주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훈련했다. 그를 지켜본 KIA 코치진은 만장일치로 영입해야한다고 평가했다.

당시 수석코치로 마무리 캠프를 이끌었던 이가 김종국 현 감독이었다. 고종욱도 KIA에 외야 자리가 비어있는 점을 고려해 흔쾌히 계약했다. 방출과 테스트 입단의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명예회복에 대한 의욕이 끓어올랐다. 다부진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동료들과 함께 착실한 캠프 훈련을 보냈다.
자신의 몫으로 비어있을 것 같은 외야 자리가 전쟁터가 됐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입단하면서 두 자리가 사라졌다. 좌익수를 놓고 오른손 거포 이우성, 김호령, 거포 김석환, 이창진과 경쟁했다. 연습경기 막판에는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하던 베테랑 나지완까지 경쟁군에 뛰어들었다.
고종욱은 실전에서 특유의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자체 청백전 1경기, 대외 실전 6경기 등 7경기 모두 안타를 터트렸다. 한화와 첫 경기는 1호 홈런을 터트렸다. 19타수 8안타, 타율 4할2푼1리를 기록했다. 홈런 1개와 2루타 1개도 포함되었다. 밀어치고 당겨치는 등 3할 타자의 모습이었다.

곁에서 고종욱을 지켜본 선배 최형우는 연습경기 해설가로 나서 타격을 칭찬했다. "너무 잘한다. 다른 팀에서 봤을 때보다 3~4배 더 잘친다. 무섭지 않아 보였는데 정말 좋은 타자이다. 우리 팀에 잘왔다. 컨택이 다른 선수와 다르다. 왜 통산 타율 3할타자 인지 잘 알 것 같다"고 극찬했다.
김종국 감독은 1번타자, 2번타자, 3번타자, 6번타자 등 다양한 타순으로 기용하고 있다. KIA는 아직 1번 타자를 정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막판에 최종 낙점한다. 빠른 발과 컨택 능력을 갖춘 고종욱이 리드오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쩌면 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이적생이 신의 한 수 가 될 수도 있다. /sunny@osen.co.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