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시범경기 첫 날부터 신흥 포수 왕국의 면모를 살짝 드러냈다. 현재 1군에 있는 포수 4명을 모두 썼다.
삼성은 12일 대구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군에 있는 포수 강민호(37), 김태군(33), 김민수(31), 김재성(26)을 번갈아 투입했다. 포수, 지명타자 자리에 2명씩 고르게 출전 기회를 주며 시범경기 스타트를 끊었다.
8번 타순에 들어선 김태군이 선발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다. 2회 도루 저지에 이어 타석에서도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공수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7회부터 대수비로 안방을 넘겨받은 김재성도 안정된 포구를 보여줬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5회 지명타자 호세 피렐라 자리에 대타로 교체출장해 2타석을 소화했다. 7회 좌중간 2루타로 타점을 하나 올렸다. 이어 대주자로 나선 김민수까지, 현재 삼성의 1군 포수 4명이 모두 다 경기에 투입됐다.
삼성은 지난해 백업 포수가 확실하지 않아 주전 강민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강민호는 만 36세의 나이에 리그 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934이닝을 수비했다. 강민호와 FA 재계약을 했지만 백업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은 겨울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내주는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주전 포수 경험이 있는 김태군을 영입했다. 검증된 포수 자원으로 삼성에 와서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LG로 떠난 외야수 박해민의 FA 보상선수로 온 김재성도 삼성에 부족한 20대 포수 자원이다. LG 시절 1군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타격에 소질 있는 좌타 포수로 기대를 받고 있었다.
두 선수의 합류로 삼성은 강민호 관리에 여유가 생겼다. 강민호가 수비를 하지 않는 날에는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럴 때 포수 자리에 김태군이나 김재성이 강민호와 동시 선발출장도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폭넓게 안방을 운영할 수 있고, 부상 같은 돌발 상황에서 변수도 억제할 수 있다.

대부분 팀들이 포수 자원이 부족해 한 시즌 내내 1군에 3명의 포수를 두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 삼성이라면 3포수 체제도 가능해 보인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좋은 포수들이 많지만 지금은 명확하게 (1군 포수를) 2명이나 3명 쓰겠다고 정해진 건 없다. 좋은 컨디션을 가진 선수들이 1군 엔트리에 승선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범경기까지 전체 흐름을 지켜본 뒤 결정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