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수비' 전임자는 잊어라! 시범경기서 몸 던진 새 외인 “원래 내 스타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3.16 04: 26

산책수비로 팀워크를 해쳤던 전임자는 잊어라. KT 위즈에 시범경기부터 몸을 던지는 헌신적인 외국인선수가 등장했다.
KT 새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는 지난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두산과의 홈경기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타로 팀의 시범경기 첫 승을 견인했다.
경기 후 만난 라모스는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새로운 팀과 계속 경기를 하면서 투수를 알아가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5회말 1사 KT 라모스가 외야플라이를 날리고 있다. .2022.03.15 / soul1014@osen.co.kr

2회 첫 타석부터 초구에 우전안타를 친 라모스는 2-2로 맞선 3회 1사 만루서 등장해 역전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 2년차 좌완 최승용을 만나 이번에도 초구 가운데로 몰린 커브(114km)를 받아쳐 KBO리그 첫 홈런을 신고했다.
왜 계속 초구를 공략했을까. 라모스는 “타격코치님과 시즌 들어가기 전에 정타를 맞히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은 직구, 변화구 상관없이 정타를 생각했는데 홈런의 경우 변화구가 존에 들어와서 휘둘렀다”며 “물론 시즌 때는 경기에 따라 접근을 다르게 하겠지만 지금은 존에 들어오는 공은 다 집중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라모스는 홈런과 더불어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유니폼을 마구 더럽혔다. 2회말 안타 출루에 이어 과감한 2루 도루를 시도한 그는 3회초 수비 때 안재석의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성 타구에 몸을 던졌다. 타구가 글러브 끝을 스쳐지나가며 2루타가 됐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는 박수 받아 마땅했다. 작년 이른바 산책수비로 팀 사기를 떨어트린 조일로 알몬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회말 무사 1루 KT 배정대의 타석때 1루 주자 라모스가 도루실패하고 있다  2022.03.15 / soul1014@osen.co.kr
라모스는 “원래 성격 자체가 연습경기, 시범경기, 정규시즌 상관없이 똑같은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런 플레이가 나왔다”며 “난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경기를 할 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수비 자신감도 허슬플레이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라모스는 “감독님이 내가 수비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다. 올해 몸만 건강하다면 수비, 주루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
스위치타자인 라모스는 이날 좌타석에서 안타, 우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좌우타석 전략의 차이를 묻자 “다른 접근 방식은 없다. 우완투수가 많아 좌타석을 많이 소화해 편안한 부분은 있지만 다른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라모스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KBO리그 4년차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두산)를 만나 적응과 관련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내용을 묻자 “페르난데스와는 예전에 LA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고, 타순도 붙어있었다. 워낙 친하다”라며 “한국 투수들은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어떻게 투구를 하는지 물어봤다. 한국 투수들의 외국인타자 공략법도 물어봤는데 이는 말씀드리기가 그렇다”고 웃었다.
라모스는 자신에게 ‘제2의 로하스’라는 별명 및 기대치가 생긴 것도 알고 있었다. 로하스는 2020년 타율 3할4푼9리에 47홈런을 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선수.
라모스는 “로하스와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난 푸에르토리코, 그 선수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이라 어떤 선수인지는 알고 있다”며 “그가 KT에서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알고 있다. 같은 선수가 봤을 때 대단한 기록이고, 역사에 남을만한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그의 뒤를 잇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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