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정말 잘 뽑았다.”
한화 관계자들은 내야수 하주석(28)을 보면 그렇게 든든할 수 없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의 모범을 보여주며 팀을 이끄는 모습에서 든든함을 느낀다.
하주석은 지난 1월 비시즌 때 박찬혁 구단 대표이사와 식사 자리를 가졌다. 최고참 투수 정우람도 선수단 대표로 하주석과 함께했다. 선수들의 고충과 필요한 부분을 직접 듣기 위해 박 대표이사가 마련한 식사 자리. 하주석은 홈구장 라커룸 보수와 수납장 공간 확대를 건의했다.

실제 설계 작업에도 하주석이 참여했다. 겨울에 내부 공사를 통해 라커룸 공간이 확 바뀌었다. 안락한 개인 의자부터 푹신한 쇼파로 아늑한 공간이 재탄생했다. 장비가 많은 포수들을 위한 수납 공간도 추가됐다.
구단 최고위 간부와 식사 자리가 어려웠을 법도 했지만 선수단을 대표한 하주석은 자신의 의견을 주저없이 말했다. 그는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대표이사님이 경청해주셨던 부분이 실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포수 이해창은 “주석이가 선수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한화는 원정경기 때 숙소를 신인급 선수들을 제외하고 전원 1인 1실로 쓴다. 최고참급 선수들만이 누리던 특권으로 그동안 2인 1실이 기본이었지만 선수들이 최대한 편하게 쉬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변화를 줬다.
하주석은 “구단에서 선수단의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부분을 바꿔주시려는 것에 모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에 맞도록 좋은 플레이, 이기는 야구로 보답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시범경기부터 그 의지가 보인다. 지난 12일 대구 삼성전을 시작으로 14~15일 사직 롯데전까지 3경기 연속 2안타 멀티히트 행진. 9타수 6안타 타율 6할6푼7리로 시범경기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4타점을 올리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2년차를 맞아 ‘이기는 야구’를 선언한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깜짝 스퀴즈를 대는 등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하주석도 첫 날부터 내야 땅볼을 치고 태그를 피해 1루로 슬라이딩을 들어가고, 8점차 열세 상황에도 몸을 날려 타구를 잡을 만큼 집중력 있게 플레이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