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김도영 등장에 각성한 것일까. 지난해 KIA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3안타를 때려내며 내야 경쟁에 불을 제대로 지폈다.
박찬호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KT와의 원정경기에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KIA 내야진은 기존 박찬호, 류지혁, 김태진에 슈퍼루키 김도영이 가세하며 경쟁의 장이 제대로 열렸다. 처음에는 김도영이 신인임을 감안해 박찬호의 주전 경쟁 우위가 예상됐지만 김도영이 시범경기서 타율 5할3푼3리 맹타를 휘두르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됐다. 이에 김종국 감독은 이날 김도영과 박찬호의 공존을 테스트하는 라인업을 꾸렸다. 김도영을 1번 3루수, 박찬호를 2번 유격수로 기용했다.

1회부터 호랑이들의 뜨거운 경쟁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안타 3개에도 점수를 뽑지 못했지만 이는 과욕이 부른 결과였다. 다시 말해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뛰고 또 뛴 결과였다. 1회 선두 김도영이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든 뒤 곧바로 도루를 시도했지만 2루에서 잡혔고, 후속 박찬호는 중견수 앞 단타에 무리하게 2루를 노리다가 아웃됐다. 중계화면에 포착된 이들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김도영이 1회 안타 이후 주춤한 사이 박찬호가 선배의 품격을 과시했다. 벌크업 효과에 힘입어 4회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낸 뒤 김석환의 진루타 때 홈을 밟았고, 6회 좌전안타를 신고하며 한 경기 3안타를 신고했다. 시범경기는 비공식 경기이지만 지난해 정규시즌서 박찬호의 3안타는 5월 19일 광주 SSG전이 전부였다.
박찬호의 3안타와 더불어 김도영도 2안타를 치며 4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나간 상황. 경쟁의 앞을 가늠할 수 없고, 이날 휴식을 취한 류지혁, 김태진 등도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이게 됐다.
김종국 신임 사령탑의 원칙은 명확하다. 나이, 경력에 관계없이 지금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를 주전으로 쓰겠다고 공언한 터. KIA 내야 경쟁에 불이 제대로 붙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