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반기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일본계 3세 투수 보 다카하시(25)가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포부를 밝혔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하시는 18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구단 시설에서 새 외국인 타자 잰첸 위티와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카하시는 “마쓰자카를 어릴 때부터 동경했다. 세이부와 미국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 내겐 아이돌 같은 존재다. 그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보물이 될 것이다”며 “마쓰자카처럼 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일본 야구 원조 괴물 투수인 마쓰자카는 지난해 세이부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은퇴했다. 올해부터 해설위원, 평론가로 활동하는 만큼 다카하시와 만날 기회가 있을 듯. 다카하시는 “여러 가지를 묻고 싶다”며 우상과 만남을 기대했다.
세이부는 다카하시를 불펜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다카하시는 “2이닝이든 3이닝이든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서 던질 준비를 하겠다”며 “160km를 던지는 타입은 아니지만 직구와 변화구 로케이션이 잘 된다”고 자신의 장점을 어필했다.

183cm, 102kg 우완 정통파 투수 다카하시는 일본계 3세 브라질인이다. 지난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브라질 대표팀에서 활약한 그는 2014년부터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을 뛰며 통산 131경기(122선발) 42승41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말에는 KIA의 대체 선수로 한국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진 KIA는 일종의 테스트 차원으로 다카하시를 총액 16만 달러(약 2억원)에 영입했다. 다카하시는 KBO리그 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4.91의 성적을 남겼다. 최고 152km 빠른 공으로 36⅔이닝 동안 삼진 46개를 잡아냈지만 단조로운 구종으로 기복을 드러냈다.

KIA는 시즌 후 다카하시를 보류선수명단에 넣었지만 재계약에 미온적이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다카하시는 1년 2000만엔(약 2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세이부와 계약했다. 일본 외국인 선수 중 최저 연봉 수준의 헐값을 받고 새 도전에 나선다. 지난해 한국 야구 경험을 발판 삼아 자신의 뿌리인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