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2022 신인 마운드 농사가 풍년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차 지명 박영현에 이어 2차 1라운드 이상우까지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며 이강철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상우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신인답지 않은 호투를 선보였다.
이상우는 수원 유신고를 나와 2022 KT 2차 1라운드 8순위에 지명된 우완 정통파 투수다. 유신고 동기인 1차 지명 박영현(투수), 2차 4라운드 안현민(포수)과 함께 잠재력을 인정받아 1군 스프링캠프에 다녀왔고, 그의 투구를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향후 마법사 군단의 선발진을 이끌 재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상우는 지난 12일 수원 LG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엿새가 흘러 이날 선발 기회를 얻었는데 앞선 등판보다 훨씬 과감하고 안정적인 투구로 성공적인 쇼케이스를 치렀다.
대부분의 선발투수가 그렇듯 1회는 다소 불안했다. 안타 3개를 맞고도 KIA 타자들의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실점하지 않는 행운이 따랐다. 선두 김도영이 내야안타에 이어 2루 도루에 실패했고, 후속 박찬호는 중견수 앞 단타에 2루를 노리다가 비디오판독 끝 태그아웃을 당했다. 곧바로 김선빈에게 다시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최근 감이 좋은 김석환을 3구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부터 한 침대 광고의 캐치프레이즈처럼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뽐냈다. 황대인-고종욱-이우성을 만나 삼진 1개를 곁들인 9구 삼자범퇴를 만든 뒤 3회 권혁경-이창진-김도영을 만나 공 8개로 가볍게 3타자만을 상대했다. 직구, 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에 직구 스피드도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포수가 요구하는 코스에 침착하게 공을 뿌리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나갔다. 타자를 피하지 않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4회 박시영에게 마운드를 넘긴 이상우의 투구수는 36개. 스트라이크(25개)와 볼(11개)의 비율이 이상적이었고, 최고 139km의 직구(17개) 아래 슬라이더(14개), 체인지업(5개) 등을 곁들여 3이닝 동안 볼넷 없는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향후 실전을 거듭한다면 아마추어 시절 최고 구속인 145km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올해도 쿠에바스-데스파이네-고영표-소형준-배제성의 우승 선발진이 건재하다. 여기에 만일을 대비해 엄상백이 6선발로 대기 중이다. 때문에 이상우가 뛸 자리는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시즌은 길고, 변수는 많으며, 선발투수가 매 번 5이닝 이상을 던진다는 보장도 없다. 사실 신인은 확실한 보직보다 기회를 얻는 게 중요한데 지금까지 두 차례의 시범경기를 통해 데뷔 시즌 전망을 밝혔다.
“선발 이상우가 볼넷 없이 전체적으로 제구가 좋았다. 직구에 스피드가 좀 더 붙으면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 같다”는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