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준비→선발 도전…20홀드 필승조, 마운드 만능 열쇠인 이유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3.20 08: 31

 신예 투수에서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에이스급 자원으로 거듭났다. 20홀드를 거둔 필승조 최준용(21)의 선발 도전은 마운드의 만능 열쇠로 거듭나는 과정이 되고 있다.
롯데 입단 이후 1군에서는 불펜 투수로만 75경기를 던진 최준용이다. 경남고 시절에도 주로 짧은 이닝을 던졌고 마무리 유망주로 분류되곤 했다. 스스로도 당시 롯데 마무리이던 손승락을 롤모델로 삼고 거인의 클로저 자리를 꿰차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투수의 가치를 진정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보직은 마무리 보다는 선발 투수다. 더 많은 조명을 받는다. 최준용의 생각도 점점 바뀌었다. 지난해 신인왕에 도전했고 20홀드를 기록하면서 불펜 투수 커리어를 착실하게 밟아나가는 과정에서도 선발 투수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최준용 스스로도 당장 2022년 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전환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선발 투수 욕심을 밝힌 뒤 주위의 질문세례가 이어질 때도 최준용은 “당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그러나 결국 최준용과 같은 특급 유망주는 선발 투수로 자리 잡는 게 옳은 방향이다. 구단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준용의 생각을 확인하자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2월 스프링캠프에 돌입한 뒤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가 최준용에게 선발 전환에 대한 운을 뗐고 이후 전격적으로 선발 투수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시뮬레이션 경기에서도 다른 불펜 투수들과 달리 2이닝 씩을 소화하면서 준비를 해나가던 최준용이다.
지난 14일 시범경기 첫 등판이던 한화전, 3이닝 44구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최고 149km의 패스트볼(28개)과 슬라이더(8개), 체인지업(5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고교시절 주무기였던 커브를 다시 갈고 닦으면서 ‘포피치 선발 투수’로의 전환을 준비했고 실전에서도 활용했다. 만약 19일 KIA전 우천 취소가 없었다면 20일 선발 예정 투수가 최준용이었다.
일단 최준용은 김진욱, 이승헌, 나균안 등과 함께 5선발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다.  완벽하게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다. 이닝 소화력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으면 선수와 구단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또 한 명의 구위형 선발 투수를 얻는 셈이다. 만약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준비 과정은 큰 문제도 없고 이 역시 잃을 것이 없다.
결국 최준용이 선발과 불펜 모두 만능 열쇠가 되는 것이다. 긴 이닝 소화를 준비했기에 멀티이닝을 던질 수 있는 필승조로 출격을 준비할 수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곧 선발로 잔류할지 불펜으로 돌아갈지 정할 것이다”라면서 “만약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하면 멀티 이닝을 소화할 육체적인 빌드업은 마쳤다. 멀티이닝 필승조라면 팀에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셋업맨 본연의 임무 자체를 더 중요시하겠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일반적인 셋업맨은 멀티이닝을 소화하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최준용이 불펜으로 돌아간다면 1이닝 셋업맨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운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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