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덜 됐나? MVP&17승 에이스 6실점 동반 난조…시간이 필요해 [오!쎈 대구]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3.20 18: 34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2021 MVP’ 아리엘 미란다와 ‘17승 에이스’ 이영하(이상 두산)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나란히 쓴맛을 봤다.
미란다는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두산의 에이스를 맡아 28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의 위력투를 선보였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5개) 1위,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21회), 다승 공동 4위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을 독식하며 MVP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작년보다 110만달러 상승한 총액 19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 / OSEN DB

2년차 시즌 준비는 다소 더뎠다.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되며 2월 17일이 돼서야 국내에 들어올 수 있었다. 자가격리를 거쳐 빠르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지만 시작이 늦은 탓에 개막을 약 2주 앞둔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이 이뤄졌다.
아직은 예열이 덜 된 모습이었다. 볼넷으로 자멸했던 작년 시범경기의 모습이 가끔 나오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1회부터 선두 김상수와 호세 피렐라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한 뒤 오재일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1, 3루 위기는 강민호의 삼진, 이원석의 좌익수 뜬공으로 극복.
2회도 흔들렸다. 이번에는 선두 김헌곤-김동엽(2루타)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2, 3루에 몰렸다. 이후 김지찬의 좌익수 뜬공으로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김상수의 볼넷으로 계속된 만루서 구자욱의 밀어내기 볼넷, 피렐라의 1타점 내야땅볼로 2점을 더 헌납했다. 최종 2이닝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
1-3으로 뒤진 3회 이영하에게 마운드를 넘긴 미란다의 투구수는 53개. 제구가 흔들리며 스트라이크(24개)보다 볼(29개)이 5개 더 많았고, 직구 최고 구속도 142km에 그쳤다. 작년 MVP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공이 밋밋했다. 그 외 슬라이더, 포크볼도 예리한 각을 뽐내지 못했다.
두산 이영하 / OSEN DB
미란다에 이어 올라온 이영하도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3실점하며 향후 보완점을 남겼다.
첫 회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3회 1사 후 이원석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김헌곤을 투수 땅볼, 김동엽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김동엽에게 던진 마지막 4구째 슬라이더 제구가 일품이었다.
4회는 고전했다. 선두 김지찬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한 가운데 중견수 정수빈이 무리하게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가 2루타를 내줬다. 이어 김상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 구자욱을 삼진, 피렐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침착하게 아웃을 늘렸지만 옛 동료 오재일에게 좌중월 쐐기 투런포를 맞았다. 2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린 결과였다.
미란다, 이영하 모두 기대에 못 미친 투구였다. 미란다는 아예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고, 이영하는 감독이 지적했던 기복이 종종 발생했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으로 이날은 이들의 올해 첫 실전 등판이었다. 향후 거듭된 실전을 통해 개막 시리즈까지 본래의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 아직 두 선수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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