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km를 간신히 넘는 패스트볼로 정면승부의 배짱을 보여줬던 과거의 모습이 떠올랐다. 롯데 자이언츠 문경찬(30)이 이적 후 부활의 첫 단추를 잘 꿰어냈다.
문경찬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 2-1로 앞선 5회초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3타자 퍼펙트를 기록했다.
지난 겨울 NC로 이적한 손아섭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문경찬의 이적 후 첫 공식전이었다. 이날 문경천은 5회 첫 타자 류지혁을 우익수 뜬공, 한승택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고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며 3타자를 깔끔하게 돌려세웠다.

이날 9개의 공을 던졌는데 모두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정면승부의 배짱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측정한 문경찬의 구속은 137~142km에서 형성됐다. 과거에는 좀 더 빠른 구속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문경찬을 한때 정상급 마무리 반열에 올려놓은 가장 큰 요인은 패스트볼 정면 승부였다. 2019년 KIA 소속으로 24세이브를 기록했던 당시 문경찬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7km(스탯티즈 기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타자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배짱 넘치는 투구로 버텼다.
이후 2020년 NC로 트레이드됐고 롯데로 오기 전까지는 과거의 페이스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롯데는 문경찬이 과거의 영광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게 편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구단 차원의 루틴 프로그램도 전수했다.
시범경기지만 첫 등판에서 과거와 같은 정면승부의 기백이 느껴졌다. 래리 서튼 감독은 문경찬이 필승조로 가기 전, 미들맨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낸 만큼 문경찬이 롯데에서 어떻게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경기 후 문경찬은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어 다행스럽다. 다만 힘이 생각보다 들어간 투구를 했던거 같아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라며 "오랜만의 등판이라 경기 감각을 익히고 밸런스를 찾아가는 데 주력했던 하루였다"라고 롯데 이적 후 첫 공식전 등판 소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