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3회’ 문제아 복귀, KBO ‘솜방망이 징계’가 빌미를 제공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3.21 03: 23

KBO리그 2022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가 한창인 시기에 ‘강정호 복귀 논란’이 야구 이슈를 모두 뒤덮었다. KBO의 솜방망이 징계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8일 KBO에 강정호의 임의탈퇴 해지 복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키움은 17일 강정호와 최저 연봉(3000만원)으로 2022시즌 선수 계약을 했다고 한다.
강정호의 복귀는 뜨거운 논란이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 3범이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 삼성동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입건됐다.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된 그는 재판과정에서 과거 2차례 음주운전 적발 사실까지 드러나 충격을 줬다.

2020년 KBO리그 복귀를 시도했던 강정호. 기자회견에서 음주운전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OSEN DB

법원은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적용해 강정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016년 당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소속이었고, KBO는 강정호에 대해 별다른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20년 5월,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시도했다. 그러자 KBO는 강정호의 과거 음주운전을 두고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KBO 상벌위원회는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결정했다.
당시 여론은 3차례 음주운전 전과에 비하면 솜방망이 징계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번도 아닌 3차례나 음주운전, 상습범이었다.
KBO 규약, 품위손상행위에 음주운전은 사고 사례별로 징계 내용이 명시돼 있다. 단순 적발은 5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으로 가장 가벼운 징계다. 음주 측정 거부, 음주 접촉 사고, 음주 인사 사고는 출장정지가 최대 120경까지 늘어나고 제재금도 최대 1000만원까지 징계가 가능하다. 게다가 2회 발생시에는 가중 처벌, 3회 이상 발생시에는 3년 이상 유기 실격 처분이다.
그럼에도 당시 상벌위원회는 1년 유기 실격 징계를 결정했다. 당시 상벌위원회는 5명으로 구성됐다. 최원현 상벌위원장(법무법인 KCL 대표 변호사) 민경삼 KBO 자문위원(현 SGG 랜더스 사장),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장, 김재훈 변호사, 김기범 경찰대학교 교수가 강정호 징계를 결정했다.
KBO의 1년 징계와 더불어 강정호의 복귀 반대 여론이 뜨거웠다. 결국 거센 여론에 부담을 느낀 강정호는 그 해 6월말 기자회견을 열고 KBO 복귀 철회 의사를 밝혔다.
2020년 5월 강정호의 1년 유기실격 징계를 결정한 KBO 상벌위원회. /OSEN DB
그런데 2년이 지나 키움과 강정호는 KBO 복귀를 결정했다. 선수 계약도 진행해 이번에는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KBO가 임의탈퇴 해지를 승인하면 강정호는 1년 동안 유기 실격 징계를 받고, 내년 3월에 키움으로 복귀할 수 있다.   
1차적으로 비난 여론을 예상하고도 전격 복귀를 결정한 키움 구단과 강정호가 잘못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이 가능한 것은 2년 전 KBO의 솜방망이 징계가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KBO가 3차례 음주운전에 대한 중징계 철퇴를 내렸다면, 강정호의 KBO 복귀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이순철 해설위원, 안경현 해설위원은 KBO의 징계를 비판했다. 이순철 위원은 “KBO가 일을 잘못 처리하면서 사회적인 파장이 커졌다. 리그를 관장하고 있는 KBO가 하는 일은 뭔가. 총재는 뭘 하고 있나. KBO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공을 팀에게 떠넘겨 버렸다”며 쓴소리를 했다.
안경현 위원은 “강정호가 복귀한다면 박한이, 강승호 선수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은 (강정호 복귀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점점 떨어지고 있는 프로야구 인기는 바뀌는 여가 트렌드 영향도 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 반복되는 일탈 사건 등이 주된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국제 경쟁력 저하, 프로야구 수준 하락 등의 지적에도 무사안일, 프로야구 40주년을 맞이하는 KBO는 겉으로 드러내는 화려한 포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