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km→137km' 구위 저하에 흔들렸던 최준용...그런데 감독은 반겼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3.21 18: 31

불펜 에이스가 단기간에 선발 에이스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은 듯 하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이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지만 구위 저하를 피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사령탑은 흔들렸던 3회를 반겼다. 
최준용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3구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44경기 4승2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85로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거듭난 최준용이다. 하지만 내심 품고 있던 선발 투수의 꿈을 넌지시 피력했고 래리 서튼 감독과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도 최준용의 선발 전환을 지지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이닝 소화력을 끌어올린 최준용은 지난 14일 한화전에서 3이닝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면서 5선발 경쟁에 본격 가담했다. 지난 등판은 불펜에서 등판해 3이닝을 소화했지만 이날은 선발 등판해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롯데 최준용 /OSEN DB

1회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찍혔고 평균 145km 안팎으로 패스트볼 구위가 형성됐다. 다만 1회 선두타자 박건우를 삼진, 전민수를 뜬공으로 처리한 뒤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았고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선발 투수가 으레 겪는 1회의 고충을 최준용도 경험한 것. 그러나 2사 1,2루에서 마티니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2회에도 구위는 여전했다. 선두타자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정현에게는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2사 후 박대온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한별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2회를 넘겼다.
문제는 3회부터였다. 패스트볼 구위가 140km 초반대, 그리고 130km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137km의 구속이 찍혔다. 최준용의 떨어진 구위는 두 번째를 상대하는 NC 상위타순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웠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볼넷, 전민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손아섭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계속된 1사 1,2루에서 양의지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141km의 구속의 몸쪽 패스트볼은 양의지의 타격 기술과 파워를 이겨내기 힘들었다. 그래도 마티니와 서호철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비시즌부터 체계적으로 선발 전환을 준비하지는 못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결정됐고 준비기간은 한달을 조금 넘었다. 불펜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고 하더라도 결국 3회 이후 구위 저하는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4일 한화전 이후에도 "(40구 이후) 구속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투구수를 늘려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역시 최준용은 40구 안팎에서 구위 저하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은 좋은 2이닝 보여줬다. 3회 흔들렸지만 감독으로서 오히려 흔들리는 모습 보고 싶었고, 흔들렸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고싶었다. 홈런 맞았지만 그 이후 자기 역할 정비한 뒤 끝까지 잘 해줬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최준용의 3실점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이후 반격에 성공하며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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