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3할 30홈런" 염갈량 대담한 예언, 우승 감독은 모른 체했다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3.22 06: 07

“3할에 30홈런 친다.”
염경엽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20일 수원 SSG-KT전 시범경기를 중계하면서 박병호(36·KT)의 부활을 확신했다. 30홈런뿐만 아니라 3할 타율까지 언급했다. 지난해 박병호는 규정타석 타자 54명 중 타율(.227)이 가장 낮았다. 
LG 유망주 시절부터 넥센(현 키움)에 와서 잠재력을 폭발한 시기까지 코치와 감독으로 박병호를 오랫동안 지켜본 염 위원은 “어떤 감독을 만나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선수다. 이강철 KT 감독은 어떻게 하면 박병호가 편하게 야구할 수 있을지 잘 안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도 염 감독이 이끌던 넥센에서 수석코치로 박병호와 3시즌을 함께 지냈다. 

3회말 무사에서 KT 박병호가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2.03.21 /jpnews@osen.co.kr

염 위원의 ‘박병호 3할 30홈런’ 전망에 이 감독은 애써 모른 체했다. 21일 수원 한화전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통해 염 위원의 말을 전해들은 이 감독은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라며 웃었다. 
염 위원 전망에 동의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이 감독은 “병호한테도 그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심리적으로 주변 환경에 영향을 잘 받는 타입인 박병호가 최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시즌을 맞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도 보고 있으면 기대를 감추기 어렵다. 부담을 주기 싫지만 볼수록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감독도 염 위원 전망을 부정하지 않았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박병호는 4경기에서 11타수 5안타 타율 4할5푼5리2홈런 4타점으로 타격 페이스가 좋다. 삼진은 2개밖에 없다. 
3회말 무사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박병호의 솔로포에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2022.03.21 /jpnews@osen.co.kr
이 감독은 “병호가 많이 밝아졌다. 시즌 초반 스타트 잘하면 좋은 성적 낼 것 같다. 기술적인 것보다 멘탈이다. 심적으로 안정되면 병호가 갖고 있는 능력이 있으니 잘할 것이다”며 심리적인 부담만 떨치면 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봤다. 
박병호는 최근 2년 연속 고전하면서 ‘에이징 커브’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었다. FA가 됐지만 원소속팀 키움은 계약에 미온적이었다. 정든 팀을 떠나 KT로 FA 이적한 박병호는 새로운 환경에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잘 뛰지 못하고, 배트 스피드가 늦어 밀리면 에이징 커브가 맞지만 박병호는 아니다. 몸에 비해 뛰는 것도 잘 뛰고, 수비 반응도 좋다”며 에이징 커브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병호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는 이 감독은 “지금도 배팅 치는 것을 보면 무슨 에이징 커브인가 싶다. 우리 팀에서 가장 멀리 친다. 기장 캠프 때부터 혼자서 우중간으로 홈런을 넘긴다. 다들 감탄했다”며 “병호가 잘하려는 것보다 편안하게 했으면 자기 페이스대로 하면 좋겠다”고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줬다. 
3회말 무사에서 KT 박병호가 솔로포를 날리고 최만호 코치와 가위바위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03.21
박병호도 어느 때보다 기분 좋게, 감사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나 타격코치님께서 계속 칭찬해주시며 예전 좋았을 때 타격폼으로, 심적으로나 외적으로나 편하게 임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준다. 덕분에 자신감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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