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 악감정 없다" 350세이브 마무리가 애틀랜타로 간 진짜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3.22 04: 25

LA 다저스 역대 최다 350세이브를 기록한 ‘클로저’ 켄리 잰슨(35)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와 1년 1600만 달러에 FA 계약한 잰슨은 2010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12년간 몸담은 다저스와 작별했다. 다저스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잰슨의 행선지는 뜻밖에도 애틀랜타였다.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잰슨은 FA 시장에서 3년 장기 계약을 원했지만 받아준 팀이 없었다. 다저스 외에 여러 팀과 대화를 나눴는데 애틀랜타는 직장 폐쇄 해제 후 이틀 만에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다저스도 잰슨을 원했지만 애틀랜타와 재계약이 불발된 FA 1루수 프레드 프리먼을 6년 1억6200만 달러에 영입하면서 팀 연봉을 낮춰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켄리 잰슨 /OSEN DB

애틀랜타가 데드라인을 설정하면서 빠르게 일을 진행했고, 잰슨은 시간을 끌던 다저스를 오래 기다릴 수 없었다. 22일 애틀랜타의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노스포트에 모습을 드러낸 잰슨은 “다저스가 나를 데려가길 원했지만 나로선 결정을 내려야 했다. 나와 가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현실적인 대처를 해야 했다”고 애틀랜타행 결심 배경을 밝혔다. 
다저스에 감정이 상하진 않았다. 잰슨은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과도 전화 통화했다. 둘 다 감정적으로 힘들어했다. 기분 나쁜 감정은 없었다”고 강조한 뒤 “(네덜란드령) 퀴라소에서 온 어린 아이였던 내게 남자가 되고, 아버지가 되고, 훌륭한 남편이 되도록 가르쳐준 팀이다. 내가 다저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하다는 것밖에 없다. 최고의 조직이다”며 감사한 마음만 전했다. 
잰슨은 프리드먼 사장뿐만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자신을 믿어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동료 선수들에게도 일일이 연락을 취해 작별 인사했다. 로버츠 감독은 “잰슨은 다저스에 위대한 선수였다.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언제나 다저스 선수”라며 1년 후 재결합 가능성도 내비쳤다. 
켄리 잰슨이 워커 뷸러와 포옹을 하고 있다. /OSEN DB
1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제 잰슨은 애틀랜타 선수다. 그에게 애틀랜타는 낯설지 않은 팀이다. 어릴 때부터 응원한 팀이고, 야구의 꿈을 키워준 팀이기 때문. 그는 “TV에서 (1993~1997년 애틀랜타 간판 타자) 프레드 맥그리프를 보며 메이저리그 선수의 꿈을 키웠다. (퀴라소 출신 애틀랜타 스타) 앤드류 존스가 월드시리즈에서 홈런 2개를 치는 것을 보며 희망이 점점 현실로 느껴졌다. 나의 형도 애틀랜타와 계약했다”며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다. 
잰슨보다 4살 많은 친형 아들리 잰슨은 지난 2000~2006년 7년간 애틀랜타 마이너리그에서 외야수로 뛰었다. 형이 애틀랜타에 입단하면서 13살 때 스프링 트레이닝 캠프도 찾았다. 그때 필드에서 타격을 하고, 캐치볼을 하며 선수의 꿈을 본격적으로 키웠다. 잰슨은 “나의 사랑이 시작된 곳이다. 애틀랜타 선수가 되는 건 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익숙한 다저 블루 대신 애틀랜타 레드 컬러는 아직 조금 낯설다. 하지만 등번호는 다저스 시절 74번 그대로 쓴다. 잰슨은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재미있을 것 같다.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또 다시 우승 경쟁을 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아들리, 켄리 잰슨 형제 /켄리 잰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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