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 주루에도 박수...서튼표 스몰볼, 방향성은 굳건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3.22 10: 23

“주루사 나왔지만 공격적으로 하다가 나온 실수여서 만족한다.”
롯데는 지난 21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날 롯데는 주루사가 나오면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던 기회를 스스로 잃었다.
4회말 3-3 동점을 만드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낸 지시완이 리드 폭을 넓게 가져가다가 NC 포수 박대온의 2루 견제에 횡사를 당했다.

롯데 서튼 감독 /OSEN DB

6회말에는 4-3 역전 적시타를 때려낸 이대호의 대주자로 들어간 고승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상대 폭투 때 3루에 도전했지만 아웃을 당했다. 앞서 2루 도루 역시 NC 2루수 서호철의 주루방해 판정으로 기사회생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다. 이후 김민수의 안타, 배성근, 지시완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8회말에도 선두타자 김민수가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배성근의 희생번트 시도를 투수가 노바운드로 잡았고 3루로 향하던 김민수는 귀루하지 못한 채 아웃을 당했다.
3번의 주루사로 추가 득점 기회를 잃었다. 모두 득점권에서 나온 주루사다. 분위기 상으로는 찬물이 끼얹어지는 장면들이다. 그럼에도 서튼 감독은 주루사 장면에도 박수를 쳤다. 경기 후 “주루사가 몇번 나왔지만 공격적으로 하다 나온 실수여서 감독으로서 만족스럽다”라면서 “많은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베이스러닝, 주루 해주고 있다는 것이어서 감독으로서 만족스럽다”라면서 누상에서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올해 롯데의 방향성은 ‘공격적인 주루’, ‘1점을 짜낼 수 있는 야구’다. 롯데의 지난해 도루 시도(91회), 도루 성공(60회) 모두 리그 최하위였다. 한 베이스를 더 진출하고 도루도 좀 더 과감하게 시도하면서 방망이에만 의존했던 득점 루트를 다변화 시키려고 한다. 넓어진 사직구장과도 연관이 있는 팀 컬러의 변화다. 올해 롯데는 홈런보다는 2루타, 적극적인 주루를 표방하는 '스몰볼'의 팀이다.
롯데의 작전야구는 그동안 수많은 감독들이 시도했다. 하지만 선수단의 구성상 여의치 않았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 베테랑 타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바꾸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손아섭(NC)의 이탈과 구장 확장은 팀의 방향성 변화를 이끄는 기폭제가 됐다. 주루에 일가견이 있는 김평호 코치를 작전 주루 코치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두성, 고승민, 추재현, 신용수, 이학주, 박승욱, 배성근 등 팀 내에서 주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누상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도 장타력에 주루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벤치의 작전보다는 상황마다 코치들의 주문, 선수들의 순간적인 판단으로 움직이는 편이다. 고승민은 “일단 과감하게 뛰라는 주문은 많이 나오고 있다. 코치님께서 타이밍이 괜찮으면 뛰어도 된다고 말을 해주시고 그때 제가 상황마다 포수 위치들을 보고 될 것 같으면 뛴다”라면서 “캠프 때 작전을 많이 연습했지만 많은 작전이 나오지는 않는다. 선수들 모두 과감하게 한 베이스를 훔치고 적극적으로 뛰는 플레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경기를 통해서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다. 그리고 실전에서 선수들 스스로 상황에 대한 판단을 응용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선수들 스스로 경험할 수 있게끔 만든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상대를 세밀하게 파고들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현재는 사실 ‘불나방 주루’로 성공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실패에도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방향성을 유지하려고 한다. 롯데의 현재 불나방 주루는 정규시즌, 높은 성공률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