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에 148km가 나오더라. '이것 봐라?'라는 느낌의 웃음이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기쁘기도 했다."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사직구장을 찾았던 손아섭. 무관중의 시범경기라도 정 들었던 고향팀 유니폼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을 찾은 것이 어색하면서고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만난 손아섭은 "어색했다. 그라운드에서 롯데 선후배,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눴는데 시범경기 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먹먹했다"라면서 "이제는 정말 롯데와 경쟁을 해야 하는 팀이 됐구나라는 걸 많이 느낀 하루였다"라고 감정을 전했다.

한편, 전날 경기에서 롯데에서 많이 챙기고 아꼈던 후배 최준용과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NC 이적 이후 손아섭은 최준용의 직구를 상대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최준용도 이에 지지 않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 생각보다 빠른 타이밍에 맞대결이 성사된 것. 결과는 2타수 1안타. 손아섭의 판정승. 1회 첫 타석에서 최준용의 147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렸다. 첫 맞대결 이후 손아섭과 최준용 모두 미소를 보이며 맞대결의 소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손아섭에게 당시의 상황을 물었다. 그는 "타석에서 (최)준용이의 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서 웃었다. 그리고 누구보다 아꼈던 후배랑 그라운드에서 경쟁을 하니까 재밌기도 했다. 그래도 지고 싶지 않았다"라면서 "초구에 148km(KBO 공식 기록은 147km)가 나오더라. 그래서 약간 '이것 봐라?"라는 느낌으로 웃기도 했다. 그래서 초구를 지켜봤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실제로 준용이의 공이 좋다는 것을 상대팀 선수들한테 듣기만 했는데 직접 타석에서 보니까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너무 좋더라"라며 "한편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후배가 좋은 공을 던져서 한편으로는 기뻤다"라고 설명했다. 최준용은 앞선 2타자를 상대로는 140km 초중반대의 공을 뿌렸는데 손아섭이 타석에 들어서자 구속을 확 끌어올린 것. 이에 손아섭도 뒤지지 않고 안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정규시즌에서의 맞대결도 고대했다. 그는 "맞대결이 재밌긴 했지만 결과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라면서 "만약 정규시즌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대결한다면 그때는 서로가 진지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빨리 정규시즌에서 상대하는 날을 기다리겠다"라고 웃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