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물집, 손톱 멍, 내복사근 파열, 허리 피로골절, 전완부 미세골절, 햄스트링 부분 손상’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견인했던 ‘우승 에이스’ 구창모(25)가 최근 4년 동안 당한 부상 부위다.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올해 역시 구창모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을 듯 하다.
구창모는 지난 19일, 러닝 훈련 도중 미끄러지면서 우측 햄스트링에 뻐근함을 느꼈고 정밀 검진 결과, 우측 햄스트링 근육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3주 간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2020년, 에이스 잠재력을 만개시키며 NC와 한국야구의 미래로 거듭났다. 야구계를 설레게 했던 재능을 선보였던 구창모였다.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에이스였다. 하지만 이 해 전반기를 압도했지만 후반기에는 왼팔 전완부 미세골절이 발견되며 사실상 ‘반쪽’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한국시리즈에 돌아와 에이스의 역량을 과시해 우승 반지를 차지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러나 2021년, 재활로 시즌을 시작해서 결국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1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왼팔 척골 미세골절 판고정술이라는 야구선수에게 생소한 수술을 받았다.
“뼈가 더 이상 스스로 붙을 수 없는 사태가 되면서 골반 뼈를 이식하고 싱싱한 세포를 채워서 판으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야구선수가 하는 수술이 아니었다”라고 수술 과정을 설명했던 구창모다.
구창모는 수술 이후 성숙해졌고 건강해졌다. 차분하게 재활을 했고 지난 2월 말, 처음으로 불펜 피칭에 나섰다. 공백에도 불구하고 첫 불펜 피칭에서 구속은 143km까지 찍었다. 이후 3번의 불펜 피칭을 더 실시했고 병원에서도 실전을 위한 스케줄을 진행해도 된다는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이제 구창모의 복귀가 가시화 되는 듯 했다. 예정보다 빨라진 재활 페이스로 빠르면 4월 말, 늦으면 5월 초 복귀를 목표로 했다.
실전 복귀를 위한 첫 단계는 라이브 피칭이었다. 지난 16일 첫 라이브 피칭에서 25개를 던지며 최고구속은 145km까지 찍었다. 정상 단계에 다다랐다. 그런데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으로 재활 단계가 올 스톱 됐다.
3주간 절대 안정을 취하고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5월을 목표로 했던 복귀 시점도 자연스럽게 미뤄졌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햄스트링 부위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하체를 강화해야 한다. 또 다시 찾아온 야속한 부상은 구창모의 운명을 의심하게 한다. 모두가 에이스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고 스스로도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 위에 섰다. 그런데 부상의 굴레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유리몸의 운명과 마주했다.
잠재력을 완전히 만개시키려는 찰나에 부상을 당하며 미끄러졌다. 재활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2월, 구창모는 “말이 아닌 몸으로 증명하고 극복해야 한다. 제 능력과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드는게 앞으로 야구인생의 숙제인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유리몸, 국민 약골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 다짐은 올해도 공허한 외침이 되는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