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전준우(36)와 여러모로 흡사하다. 신인 조세진(19)은 ’리틀 전준우’의 모습으로 조용히 신인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조세진은 지난해 고교 3학년 시즌을 폭격했다. 타율 5할7푼1리 5홈런 25타점 13도루 OPS 1.634의 초특금 성적을 거뒀다. 장타력과 스피드, 어깨 등 외야수로서 필수적인 능력을 갖춘 ‘툴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롯데의 ‘툴가이’이자 ‘호타준족’이라고 불리는 전준우가 연상이 된다. 조세진 역시 전준우의 컨택과 장타력을 흡수하고 싶어한다. '리틀 전준우'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일단 조세진은 김도영(KIA), 박영현(KT), 윤태현(SSG) 등 동기들처럼 시범경기에서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그래도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시범경기까지 완주하고 있다.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1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6회 전준우의 대수비로 출장해 7회 타석에 들어섰고 깨끗한 중전안타로 시범경기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신용수의 좌익수 방면 2루타 때 재빠르게 2루, 3루를 찍고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첫 안타를 때려낸 뒤 래리 서튼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모두 축하를 해줬고 정규시즌 중 언젠가 첫 안타를 칠 때 다시 한 번 한 가족으로 축하를 해줄 것이다”라면서 “1군 선수들과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경기를 하다 ‘나도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의 1군에 들어갈 수 있다’라는 소속감이 생긴 것 같다. 그걸 통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또 기회를 받기 위해 매일매일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조세진의 현재까지 모습을 평가했다.
첫 안타에 자신감을 얻었을까. 조세진은 이튿날인 22일 NC전에서 또 한 단계 성장했다. 이번에는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고 9이닝을 모두 소화했다. 양질의 타구를 다수 생산해내면서 잠재력과 재능을 뽐냈다.
조세진은 2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NC 선발 송명기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3구 연속 파울을 기록한 뒤 9구 째를 공략했다. 중견수 키를 넘기는 듯한 강한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NC 중견수 박건우의 글러브에 걸렸다. 안타성 타구를 도둑 맞은 것으로도 볼 수 있었다. 대신 2루 주자를 3루로 보냈다. 이후 롯데는 상대 보크와 정보근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선취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충분히 했다.

3회에는 앞선 타석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었다. 3회말 2사 1,3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시범경기 첫 타점을 올렸다. 3-0으로 달아나는 점수였다. 또한 3-5로 역전을 당한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중전 안타를 때려내 출루했다. 그리고 장두성의 우중간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 과정에서 조세진은 빠른 주력을 과시하며 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이후 2타석에서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분명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고 착실하게 1군 선수단에 적응했고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스로도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조세진은 “ 이전까지 (1군 투수들의)공을 쫓아가는데 급급한 느낌이었다”라며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공을 길게 보고 끌어다 놓고 치고자 타격하려고 했고 안타로 연결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안타 생산의 비결을 전했다.
사실 조세진이 고승민, 추재현, 장두성 등이 버티는 1군 외야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패기있게 남은 경기들을 임할 예정이다. 그는 “한 게임 한 게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젊음의 패기로 자신감을 갖고 집중해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