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LG 감독은 2번째 시즌을 맞아서 엔트리 운영과 선수단 기용에서 달라진 면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초보 감독으로 사령탑 첫 경험을 하며 시행착오도 겪었고, 유망주들의 성장 등 선수단 구성도 변화하면서 류지현 감독의 팀 운영도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셜리스트로 엔트리 낭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대수비, 대주자 등 엔트리에 한 두 자리를 차지하는 스페셜리스트들이 있다. 스페셜리스트는 한 시즌에서 두 세 차례 경기 막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LG가 베테랑 김용의를 1루 대수비와 대주자로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 중인 류지현 감독은 시범경기 도중 “엔트리 운영이 작년과는 달라질 것이다. 스페셜리스트 보다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주전과 백업 선수들을 특정 역할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선발 라인업) 뒤에 준비하는 선수들도 충분히 선발로 나올 수 있는 선수들이다. (상대팀, 상대투수) 상황에 따라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며 “작년에 엔트리 기용하는 것과 올해 엔트리 운영은 달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정 선수의 반쪽 기용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업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전망.
LG는 시범경기에서 유망주, 백업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 소화가 눈에 띈다. 한 포지션으로는 출장 기회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2~3개 포지션이 가능하다면 조금 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신예 내야수 송찬의는 지난해 2군에서 외야수 경험을 가졌고, 내야 센터라인(유격수-2루수) 수비도 가능하다. 1루수까지도 된다.
2년차 이영빈은 지난해 신인 때 유격수, 2루수, 1루수로 경험치를 쌓았다. 문보경은 1루수와 3루수 수비가 평균 이상이다. 이상호는 3루수, 유격수, 2루수, 1루수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된다. 베테랑 김민성도 3루 외에 2루로도 뛸 수 있다.
또 지명타자는 수비가 약한 거포가 고정적으로 맡는 것이 아니라 주전들이 돌아가면서 체력 안배를 하거나, 수비로 출장하지 않는 주전급 타자들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식이다.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라 라인업을 맞춤식 대응하면서 지명타자를 여러 선수들이 나눠 맡는 것이다.
전문 대수비 요원이 없어지면서 경기 막판 수비 라인업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1루 대수비는 경기 도중 주자 교체나 대타 활용 등으로 스위치 교체도 가능하다. 채은성이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가 1루가 가능한 문보경, 이상호, 이영빈, 송찬의 중 누군가 경기 막판에는 1루수로 나설 수도 있다.
발 빠른 대주자 롤을 따로 두지는 않는다. 단독 도루가 가능한 발 빠른 신민재는 대주자에 한정되기 보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로 출장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주전 보다 오히려 백업들의 1군 엔트리 경쟁이 치열하다. 시범경기에 야수 20여명이 번갈아 출장하고 있다. 1군 엔트리에 야수는 15명, 줄여야 한다. 백업 선수들이 시범경기에서 저마다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 류지현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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