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이 시범경기에서 호투하며 올 시즌 부활의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장원준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 불펜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4경기에서 5.1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장원준은 2-2 동점인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재욱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고,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오지환 타석에서 2루 도루를 허용, 1사 2루가 됐다. 실점 위기에서 오지환을 2루수 땅볼로 2아웃을 만들었다. 2사 3루에서 서건창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 슬라이더에 이어 137km, 139km 직구를 연거푸 던져 꼼짝없는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장원준의 직구 구속은 140km를 넘지 않았다. 130km 후반대. 주무기 슬라이더와 관록으로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 투구 밸런스가 예전보다 좋아져 구위가 괜찮다.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84억원에 FA 계약을 한 장원준은 두산의 2015~201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주축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커리어 정점이었다. 장원준의 한국시리즈에서 통산 성적은 5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16이다.
그러나 장원준은 2018시즌 3승을 거둔 이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3년째 무승. 통산 승리는 129승에서 멈춰져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서 기회도 대폭 줄어들었다. 2019년 6경기 2이닝, 2020년. 2경기 5.2이닝에 그쳤다.
지난해 불펜 투수로 제법 1군 경기에 뛰었다. 32경기에 등판해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129승의 과거 명성과는 거리가 먼 성적. 시즌이 끝나고 은퇴의 기로에서 고민도 했지만, 이대로 끝내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팀 동료 유희관은 은퇴를 선택했지만, 장원준은 다시 한 번 더, 한 시즌 더 뛰기로 결심했다. 연봉 5000만원에 재계약하며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장원준은 시범경기 도중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부상으로 내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이대로 그만 두기엔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며 "첫째로 안 아픈 게 가장 만족스럽다. 투구 밸런스도 괜찮다. 작년에는 스트라이크를 던져도 느낌이 안 들었는데 올해는 어떻게 하면 던질 수 있겠다는 감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올해도 보직은 불펜 투수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서기는 어렵다. 외국인 투수 2명에 이영하, 최원준, 곽빈, 박신지 등 젊은 토종 선수들로 선발진은 채워졌다.
중간 계투가 그의 보직이다. 필승조라기보다는 점수 차를 가리지 않고 5~7회 등판하는 역할이 주어질 전망이다. 1군에서 주어진 보직이라면 가리지 않고 마지막 불꽃을 태울 자세가 돼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