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투수 강효종(20)이 프로 데뷔 후 잠실구장 첫 등판에서 극심한 제구 난조로 고생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LG 시범경기. 강효종은 0-1로 뒤진 4회 선발 이민호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민호는 2020년 1차 지명 투수, 강효종은 2021년 1차 지명 투수다. LG가 기대하는 미래 마운드 주축이다.
그러나 강효종은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 무렵까지 봄비가 내렸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제구가 너무 흔들렸다. 1이닝 1피안타 2사구 1볼넷 1폭투 2실점으로 부진했다.

첫 타자 정훈을 몸 맞는 볼로 내보냈다. 투구가 타자 등 뒤로 날아가 몸을 피하려던 정훈의 오른 팔꿈치를 맞혔다. 정훈은 고통으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있다가, 달려나온 트레이너가 몸 상태를 살피고 나서 1루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강효종은 모자를 벗어 정훈에게 사과 인사를 했다.
그런데 강효종은 다음 타자 피터스를 향해 던진 초구도 몸쪽으로 바짝 붙었고 허리를 맞히고 말았다. 두 번의 사구가 모두 공을 제대로 채지 못하고 미끄러진 것으로 보였다. 타자들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무사 1,2루에 몰린 강효종은 한동희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다. 고승민의 잘 맞은 타구는 3-유간을 빠지는 듯 했으나 3루수 문보경이 다이빙캐치로 가까스로 잡았고, 2루로 재빨리 던져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1사 1,3루에서 김민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만루 위기. 정보근 상대로 던진 초구는 포수가 도저히 잡을 수 없는, 포수 오른쪽을 한참 벗어나는 어이없는 폭투가 되고 말았다. 3루 주자가 득점했고,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폭투로 실점한 강효종은 정보근에게 볼 3개를 연거푸 던지며 다시 제구 난조를 보였다. 공을 기다린 정보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이후 3차례 파울 끝에 9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 한 숨을 돌렸다. 2사 만루에서 박승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긴 이닝을 끝냈다.
강효종은 지난해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아직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입단 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재활을 하느라 2군 경기 출장도 적었다. 퓨처스리그에서 5월 2경기, 9월 이후 3경기 등판했다. 5경기(10.2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처음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오른 그의 투구는 실망이었다. 앞서 2차례 원정경기에서 무실점이었던 강효종은 이날 2실점으로 시범경기 3경기 2⅓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하게 됐다.
스무살 젊은 투수는 이제 프로 출발점에 서 있다. 앞으로 경험을 쌓아가면서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