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IA 타선은 종이 호랑이가 따로없었다. 거포 실종으로 타선에 위압감이 사라졌다.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의 부진과 최형우의 부상 악재로 팀 홈런(66개), 장타율(.336) 꼴찌. 황대인의 13홈런이 팀 내 최다 기록으로 10개 팀 중 유일하게 15홈런 이상 친 타자가 없었다. 심각한 장타 부재로 경기당 평균 득점 4점을 넘지 못한 유일한 팀이기도 했다.
지난겨울 FA 최대어였던 ‘거포’ 나성범(33)을 KIA가 영입 1순위로 점찍은 이유였다. 6년 150억원 거액을 투자하며 데려온 나성범이 시범경기부터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9경기 27타수 9안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인 나성범은 홈런 1개, 2루타 3개로 장타만 4개 있다. 팀 내 최다 9타점으로 해결 능력을 뽐내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도 만족스럽다. 김종국 감독은 “타선의 중심이 강해야 하는데 작년에는 그런 면이 많이 부족했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나성범이 우리가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말 안 해도 이 정도는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찬스에서 장타로 해결해주면 뒤에 있는 타자들이 훨씬 더 편해진다.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까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나성범 효과를 기대했다. 부상을 딛고 반등을 노리는 베테랑 최형우와 KBO리그 적응이 필요한 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부담을 덜 수 있다.
나성범의 합류와 함께 나지완(37)의 부활 가능성도 KIA의 중심타선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조짐이다. 지난 25일 광주 키움전에서 4번 나성범 다음 5번에 배치된 나지완은 4타수 3안타 2타점 맹타를 쳤다. 2루타 1개 포함 3안타 3타점을 올린 나성범과 무려 6안타 5타점을 합작하며 ‘나나 듀오’의 힘을 보여줬다.

김 감독은 “나지완이 큰 타구는 아니지만 타점을 올릴 수 있는 안타를 날려줬다”며 “중심타선에서 찬스가 났을 때 한 번씩만 해주면 올 시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쉬울 것이다”고 기대했다.
나지완은 지난해 1군 31경기 출장에 그쳤다. 내복사근 부상 여파 속에 타율 1할6푼 13안타 무홈런 7타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FA 자격을 얻었으나 신청을 포기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1군이 아닌 2군에서 몸을 만들며 기회를 기다린 나지완은 시범경기에서 7경기 17타수 5안타 타율 2할9푼4리 1홈런 4타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KIA는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석환 등 멀리 칠 수 있는 중심타자들이 왼손 일색이다. 이들 사이에 오른손 타자가 한둘 들어가면 좌우 균형이 맞는 이상적인 타선이 완성된다. 거포 1루 유망주 황대인을 주목하고 있지만 컨디션이 걱정인 김 감독은 “나지완이 황대인과 함께 중간에서 키 역할을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전성기 활약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통산 221홈런 타자의 위압감은 무시할 수 없다. 찬스에서 한 번씩 해결해주기만 해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나성범 영입 효과에 나지완 부활까지 더해지면 KIA 타선의 폭발력도 배가 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