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년차 내야수 안재석(20)이 시범경기 타율 4할대 활약에 힘입어 개막전 선발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지션은 롤모델인 김재호가 줄곧 맡아왔던 유격수다.
2년차 시즌을 앞둔 안재석의 타격에 물이 제대로 올랐다. 첫 경기였던 12일 키움전 2루타를 시작으로 전날 NC전까지 11경기 타율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 7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안타 11개 중 2루타가 4개, 3루타가 2개로 장타가 절반 이상이며, 27일 SSG전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몰아치는 능력도 선보였다. 안재석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팀 내 시범경기 타율, 안타, 타점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사령탑도 2년차 신예의 활약이 놀랍기만 하다. 28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지금 보면 전반적으로 다들 타격감이 안 좋은데 안재석은 워낙 좋다. 수비까지 좋아서 계속 선발로 쓰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서울고 출신의 안재석은 두산이 김재호(2004년) 이후 17년만에 1차 지명으로 뽑은 내야수다. 입단 당시 ‘제2의 김재호’로 불리며 많은 스포트라이트틀 받았고,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롤모델’인 김재호에게 직접 수비 지도를 받았다. 안재석은 첫해 96경기 타율 2할5푼5리 2홈런 14타점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에서도 2안타를 치며 구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올해는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내야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베테랑 김재호가 개막전 선발 유격수를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재석이 출중한 타격으로 사령탑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실 김재호의 타율도 2할6푼3리로 나쁘지 않지만 4할2푼3리라는 수치가 그를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반란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감독은 “가장 감이 좋은 선수를 쓰는 게 맞다. 지금처럼 타격감이 계속 좋으면 선발로 투입할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밝히며 포지션을 묻자 “유격수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렇다면 수비는 첫해에 비해 얼마나 발전했을까. 안재석은 작년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약점을 노출했던 터. 실책 증가와 함께 8월 중순부터 주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 2루수 출전이 잦았는데 이는 신인이 자꾸 실책으로 압박감을 느끼자 비교적 부담이 적은 포지션으로 위치를 옮긴 사령탑의 배려였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나가서 실책하고 위축됐는데 이번 스프링캠프 때부터 자신감 있게 움직였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 작년 그런 모습을 봤으니 염려가 되지만 분명 좋아질 것이다. 자신감을 찾고 계속해서 움직임이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