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롯기’. 프로야구에서 팬덤이 두터운 LG, 롯데, KIA 세 팀을 묶어서 지칭하는 단어다. 농담처럼 ‘엘롯기’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그 해 KBO리그는 관중 대박에 성공할거라고 한다.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엘롯기’가 나란히 7승3패2무를 기록하며 순위표 공동 2위에 사이좋게 올라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가 5승2패4무로 1위다.
28일 시범경기에서 LG는 한화 상대로 두 차례나 타자일순하고 19안타를 몰아치며 15-1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삼성을 만나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 반즈가 6이닝 2실점, QS 피칭을 했다. KIA는 SSG 상대로 1회 3점을 먼저 뽑았고, 필승조가 뒷문을 걸어잠그며 4-3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엘롯기’가 정규 시즌에서도 시범경기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LG, 롯데, KIA 세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LG는 최근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올해는 정상 도전을 노리고 있다. KT, NC와 함께 상위권 후보로 꼽힌다.
탄탄한 마운드가 장점인 LG는 시범경기에서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호준, 모창민 타격코치의 영입으로 변화를 줬고, FA 외야수 박해민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송찬의, 문보경, 이재원 등 유망주들의 경험치가 쌓이면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종 선발진,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가 키포인트다.
지난해 9위로 추락했던 KIA는 프런트를 대폭 개편하고 김종국 신임 감독을 임명했다. 미국에 진출했던 에이스 양현종이 복귀했고, FA 나성범을 영입해 투타 전력을 보강했다. 슈퍼 루키로 평가받는 김도영 등 새 얼굴도 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11경기에서 타율 4할3푼9리(41타수 18안타) 3도루를 기록 중이다. 이승엽의 스윙을 닮은 김석환은 타율 3할3푼3리 2홈런 10타점을 기록하고있다. 지난해 없던 플러스 전력과 최형우, 김선빈, 박찬호 등 기존 선수들이 어우러져 5강 싸움은 해볼만 하다는 평가다.
롯데는 최근 시범경기 4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막아내고 있다. 마운드는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4(14이닝 1자책)의 위력투를 보인 박세웅이 토종 에이스로 기대되고, 2년차 김진욱도 시범경기에서 8이닝 비자책으로 기대감을 심어줬다.
외야 코너와 유격수 등 몇몇 포지션은 숙제거리. 또 마무리 김원중이 허벅지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복귀 시점도 불투명하다.
롯데는 2017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4년째 ‘가을야구’는 들러리 신세다. 팀의 리빌딩 적임자로 성민규 단장이 부임하고 세 번째 시즌이다. 2020년 7위, 2021년 8위에 그친 롯데는 가까운 미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게다가 올해는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의 은퇴 시즌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됐던 프로야구는 올해는 개막부터 관중 100% 입장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정규 시즌 순위에 엘롯기가 상위권에 있다면, 관중 흥행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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