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가 끝나가는데 한화 마운드에는 아직 물음표가 가득하다. 마무리도, 5선발도 정해지지 않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한화는 28일 대전 LG전 시범경기에서 1-15 대패를 당했다. 승패를 떠나 내용이 나빴다. 5선발 후보인 2년차 좌완 김기중이 1회도 못 버티며 ⅔이닝 4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21일 수원 KT전 1⅔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부진.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9.80으로 치솟았다.
결과보다 아쉬운 건 내용이다. 김기중은 이날 최고 구속이 140km에 그쳤다. 대부분 공이 130km대 후반으로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최고 146km까지 던졌지만 지금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속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스트라이크(15개)보다 많은 볼(19개)로 제구까지 흔들리며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이날 경기 전 수베로 감독은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 윤대경까지 4명은 선발 확정이지만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며 김기중과 함께 남지민, 한승주를 5선발 후보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우완 남지민도 1⅓이닝 6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어느 팀이든 대개 5선발은 유동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한화는 5선발을 넘어 예비 선발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 거물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의 부상 이탈이 아쉽다. 문동주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재활에 들어가 개막 합류가 불발됐다. 아직 재활군에서 공을 못 던지고 있어 1군 합류는 시간이 걸릴 전망. ‘10년 에이스’ 재목이라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현재 투수진 사정을 보면 문동주의 부상도 아쉽게 느껴진다.

선발만 문제가 아니다. 불펜도 가장 중요한 마무리가 정해지지 않았다. 통산 196세이브에 빛나는 베테랑 정우람이 지난 27일 대전 KIA전에서 9회 역전 만루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13.50. 수베로 감독은 “정우람을 정규시즌 때 어떻게 쓸지 아직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셋업맨으로 활약한 강재민이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직 투구를 하지 못했다. 상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민은 지난 20일 불펜 피칭 이후 업데이트된 소식이 없다. 코로나 문제는 아니지만 시범경기 전체를 건너뛰었다. 실전 등판 없이 개막 엔트리에 드는 건 무리다.
정우람과 강재민이 빠지면서 남은 마무리 후보로는 윤호솔, 김범수, 주현상, 김종수가 있다. 확실한 카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에 수베로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집단 마무리 체제로 시즌 내내 성공한 팀은 찾아보기 힘들다. 마무리가 고정되지 않으면 불펜 운영도 혼란이 가중된다. 시즌 초반 새 마무리를 찾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이 유일한 5점대(5.70)로 10개팀 중 가장 높다. 볼넷 허용도 45개로 최다 기록. 시범경기도 29일 LG전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 테스트 무대도 없다. 개막을 코앞에 둔 수베로 감독의 마운드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