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악몽의 1년→ML 재도전…KBO MVP 안도,  "그래도 기회는 있구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3.29 08: 09

“악몽의 1년을 보냈다. 그래도 ‘나에게 기회는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에릭 테임즈(36)는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14년부터 3년 간 활약하며 리그를 폭격했다. 2015년에는 한 시즌 힛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 2회, 40홈런 40도루 클럽 가입 등 확실한 족적을 남기며 MVP를 수상했고 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외국인 선수가 됐다. 또한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유턴파 성공사례’까지 남겼다.
하지만 최근 테임즈 커리어의 하락세에 브레이크는 없었다. 2017~2019년까지 밀워키 브루워스에서 3시즌 동안 72홈런을 때려냈던 테임즈는 2020년 워싱턴 내셔널스로 둥지를 옮겼지만 저조한 성적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 그리고 택한 곳이 일본프로야구 무대였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을 맺으면서 다시 아시아 무대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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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악몽이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에 팀 합류가 늦었다. 그리고 데뷔전을 치렀지만 데뷔전에서 우측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미국으로 돌아가서 치료와 재활에 전념했고 요미우리와의 계약은 조기에 종료가 됐다.
커리어 연장에 적신호가 들어왔지만 올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다시 도전자의 신분이 됐지만 테임즈는 묵묵히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테임즈는 29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지난해 1년은 나에게 악몽이었다.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고 이후 코로나19로 동료들과 함께할 수 없었다”라고 절망감 가득했던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하지만 오클랜드가 다시 기회를 줬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전화가 왔을 때 ‘그래도 기회는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계약하자’고 했다”라면서 “가족들은 여전히 사우스베이와 새너제이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이 구단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선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나 같은 선수들은 언제까지 경기를 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다”라며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미소를 지었다.
매체는 “KBO에서 124홈런을 날린 뒤 밀워키로 돌아와 72홈런을 더 때려내며 근육을 자랑했던 테임즈는 오클랜드 클럽하우스에서 ‘빅보이’로 불린다”라며 “5피트 11인치(약 181cm), 235파운드(약 106kg)의 체구에서 만들어진 힘을 여전히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전망했다.
오클랜드는 올해 맷 채프먼(토론토), 맷 올슨(애틀랜타)을 트레이드 시켰다. 1루수 올슨의 이적으로 테임즈에게 1루 기회가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킬레스건 부상에서도 거의 회복이 된 상태다. 테임즈는 “마크 맛세이 감독은 나를 재촉하지 않는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는 고통은 여전하지만 기분은 좋다. 매년 스프링캠프가 짧아지고 있는데 1루수로 9이닝을 모두 소화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매체는 테임즈가 지난 2019년 한국의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한 사실도 부연하면서 테임즈가 클럽하우스에 긍정적 영향력을 심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빅보이’가 눈에 띄는 선수이고 한국 예능 ‘복면가왕’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캇세이 감독은 체구 뿐만 아니라 테임즈의 훈련 습관에 주목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캇세이 감독은 “테임즈는 프로의 표본이다. 훈련을 정말 제대로 한다. 우리의 관점에서 베테랑의 리더십이 우리들에게 보너스처럼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6일에는 첫 홈런도 때려냈다. 테임즈는 “홈런이 좋았지만 안타나 홈런에 신경쓰지 않는다”라면서 “선구안을 확인하고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스마트하게 타석에 설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개막전이 시작되고 나면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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