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5.91’ 고비 못 넘긴 17승 에이스, 올해는 믿어도 될까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3.29 17: 27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한 채 시범경기를 마친 두산 17승 에이스 이영하. 올해는 과연 그를 믿어도 될까.
이영하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22 KBO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7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초반은 완벽에 가까웠다. 3년 전 17승 에이스를 연상케 하는 투구였다. 1회만 2사 후 손아섭-닉 마티니의 연속안타에 이어 노진혁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잠시 흔들렸을 뿐, 2회와 3회 삼진 3개를 곁들여 2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만드는 안정감을 뽐냈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 패턴에 포크볼을 종종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두산 이영하 / OSEN DB

타선이 한 바퀴 돌자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0-0이던 4회 선두 손아섭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진루타로 이어진 1사 3루서 포일로 첫 실점한 것. 이후 윤형준-박준영의 연속안타로 계속해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서호철의 내야땅볼로 한숨을 돌렸다.
1-1로 맞선 5회도 흔들렸다. 이번에는 옛 동료들에게 쓴맛을 봤다. 1사 후 박건우의 안타, 손아섭의 볼넷으로 처한 2사 1, 2루서 양의지에게 뼈아픈 1타점 적시타를 헌납했다.
결국 이영하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1-2로 뒤진 5회 2사 1, 2루서 박정수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박정수가 후속 노진혁을 1루수 땅볼 처리하며 승계주자 2명이 모두 지워졌지만 그렇다고 5회를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지울 순 없었다.
그래도 제구와 구속은 정상 컨디션에 가까웠다. 총 81개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56개)-볼(25개)의 비율이 적절했고, 최고 149km의 직구(39개) 아래 슬라이더(25개), 포크볼(15개), 커브(2개) 등을 곁들여 마지막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이로써 이영하는 선발 복귀 리허설을 3경기 10⅔이닝 7실점 평균자책점 5.91로 마무리했다. 20일 삼성전(2이닝 3실점)을 시작으로 24일 LG전(4이닝 2실점), 29일 NC전(4⅔이닝 2실점)에 차례로 등판해 선발 감각을 익혔다.
냉정히 말해 정규시즌을 기대케 하는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작년 가을야구 성공을 통해 회복한 자신감을 앞세워 기복을 줄였지만 어느 순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거나 집중타를 맞는 경우가 잦았다.
올해는 과연 17승 에이스의 재림을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두산은 시범경기는 그저 연습일 뿐이라는 명제가 ‘참’이길 바라고 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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