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항상 아픔을 수반하지만 또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일상이 익숙해지는 법이다.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긴 박건우 역시 시간이 지나 다이노스 생활이 그냥 보통날이 돼버렸다.
박건우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친정을 상대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1회와 3회 3루수 땅볼로 방망이를 예열한 그는 1-1로 맞선 5회 1사 후 이영하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낸 뒤 양의지의 적시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2-1로 근소하게 앞선 6회 1사 만루서 이승진을 만나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전날 최원준 상대로는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터.

이적 후 첫 두산전을 마친 박건우는 “다른 생각은 안 들었고, 오랜만에 동료들을 봐서 반가웠다”며 “최원준의 경우 워낙 잘 던지는 투수라 나름대로 준비를 했다. 쳐보니까 공이 너무 좋았다. 이영하, 이승진도 워낙 좋은 투수들인데 사실 상대가 좋고 안 좋은 것보다 내 자신만 준비를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옛 동료들을 적으로 만난 소감을 말했다.
2009년 나란히 두산에 입단해 90트리오로 활약한 정수빈, 허경민과도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박건우는 “친구들이 많이 보고 싶었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또 이렇게 다시 그라운드에서 보니 두 선수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왠지 모르겠지만 친구들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도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래도 첫 잠실 원정을 맞아 예상보다는 슬픈 마음이 덜했다. 작년 12월 6년 총액 100억원에 NC로 이적한 뒤 어느 정도 다이노스 생활에 적응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기분이 되게 막 그럴 줄 알았는데 또 새 동료들과 어울려서 야구를 하다 보니 여기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있다”며 “물론 두산 쪽에도 가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너무 위험해서 제대로 인사를 못했다. 다음에는 동료들과 인사도 더 잘하고, 감독님도 한 번 더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박건우의 다음 잠실 두산전은 내달 26~28일 주중 3연전이다. 그 때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정든 베어스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다. 박건우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은 안해봤지만 당연히 감사했던 분들이다”라며 “잠실뿐만 아니라 팬들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다를 것 같다. 지금은 무관중에 적응이 됐지만 스포츠는 팬들이 존재해야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이제 신나게 야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렘을 표현했다.
박건우는 NC의 주전 리드오프로 FA 첫해 출발할 예정이다. 그는 “감독님이 1번으로 내보내주시면 나가는 게 당연하다. 빠져 있는 선수들이 오기 전까지 순위싸움을 잘 버텨야한다”며 “내가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아니라서 1번타자 나갔을 때 더 공격적으로 승부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