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27)가 류현진(35·토론토) 이후 처음으로 한화에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한국 선수가 해야 한다”는 카를로스 수베로(50) 한화 감독의 신념은 바뀌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시범경기 마지막 날이었던 29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김민우의 개막전 선발등판을 확정했다. 10개팀 중 가장 먼저 개막전 선발투수를 공표한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김민우를 불러 이 사실을 직접 통보했다.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가 지난해 개막전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별다른 이유 없이 개막전 선발에서 빼면 선수에게 실례되는 일이다”며 “지난해 선발로 경기 운영 경험이 쌓이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김민우는 지난해 29경기에서 155⅓이닝을 소화하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00 탈삼진 125개로 활약했다. 지난 2010년 류현진(16승) 이후 한화 국내 투수 최다승을 거뒀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면서 리그 정상급 토종 선발로 성장했다.
김민우는 지난해 4월3일 수원 KT전 개막전 선발로 예고됐으나 우천 취소되는 바람에 공식 개막전 출격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개막전이었던 이튿날 시즌 첫 경기에서 KT 타선을 5이닝 2실점으로 막았다. 올해까지 실질적으로 2년 연속 개막 선발이 되며 토종 1선발 예우를 받았다.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4경기 15⅔이닝 평균자책점 1.15로 팀 내 베스트다. 지난해 시즌 성적 기준으로는 평균자책점 3.19로 가장 안정적이었던 닉 킹험이 1선발 대우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큰 고민 없이 김민우를 2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택했다. 김민우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10⅓이닝 3자책점 평균자책점 2.61로 순조롭게 페이스를 조절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시즌 전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로 깜짝 발탁하면서 “외국인 투수는 매년 누군가 오고 떠날 수 있지만 국내 투수는 그렇지 않다. 가능한 개막전 선발은 한국인 투수가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렸다. 올해도 수베로 감독 신념은 바뀌지 않았고, 김민우는 류현진 이후 모처럼 한화에서 2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은 국내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 2007~2009년 3년 연속, 2011~2012년 2년 연속 한화의 개막전 선발로 나선 바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2013~2020년까지 한화는 8년간 7번의 개막전에서 외국인 투수가 선발을 맡았다. 류현진 이전에는 송진우가 2001~2006년 6년 연속 개막전 선발로 출격했다. 송진우에 앞서 정민철이 1995~1999년 5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맡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