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치료 금지’ 도핑규정 강화, ‘출루왕’ 홍창기 첫 희생양→개막전 출장 무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4.02 09: 36

 올 시즌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미한 부상에도 더욱 각별해야 한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2022시즌부터 도핑방지규정을 강화해 지난해까지 허용됐던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가벼운 허리 통증 부상을 당한 LG 홍창기가 바뀐 규정으로 인해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해 개막전 출장이 무산됐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 30일 "2021년 9월 KADA가 발표한 2022년 도핑방지규정에 따르면, 2022시즌부터 경기 기간 중에는 어떠한 형태의 스테로이드 투여를 모두 금지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일반인이 치료 목적으로 흔히 사용됐던 관절강내 스테로이드 투여를 포함한 국소적 투여도 금지된다”며 선수들의 치료 권리를 보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제 선수들은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한다. 도핑방지규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주사 치료 대신 약을 복용하면 회복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지난해까지 KADA는 프로야구 시즌 동안에도 선수들이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의 관절 부위 주사 치료를 허용했다. 관절이나 근육 염증 등을 겪는 선수들이 '주사 치료’로 회복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클루코코르티코이드 주사 치료를 받으면, 도핑방지규정 위반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홍창기는 지난 22일 SSG와 시범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가 경기 시작과 교체됐다. 경기 전 훈련 도중 허리 통증이 있었기 때문. 이후 병원에서 MRI 등 검진 결과 큰 문제는 없었으나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일주일 넘게 쉬어야 했다.
지난 30일 재검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통증에서 서서히 회복돼 31일부터 재활 훈련에 들어갔다. LG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주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2~3일 쉬고 복귀가 가능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일주일 정도 재활 훈련 후 1군에 합류할 전망. 
프로야구 시즌은 4월 개막해 10월말~11월초 포스트시즌이 끝난다. 긴 기간 동안 선수들은 허리, 발목, 팔꿈치 등 잔부상에 시달린다. 이전처럼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하면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선수협은 “해당 약물은 부당한 경기력 향상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고, 특히 금지약물에 대해 강력한 규정을 갖고 있는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선수 부상시에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허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주한 한국야구위원회(KBO) 의무위원장은 “관절강내 스테로이드 투여로 인해 경기력이 향상되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선수협은 “일반적인 국민들이 통증과 염증 시 받는 일상적인 치료가 단지 프로선수라는 이유로 금지된다는 건 대한민국이 보장한 의료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환자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이라고 비교하며 “선수들의 치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주치의 소견을 통해 선수의 통증이 심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가 필요한 선수와 부상으로 부상자명단 등록 기간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치료 목적의 주사 치료를 허용하는 등 적절하고 상식적인 예외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