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KBO리그에 데뷔하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 야시엘 푸이그(키움). 같은 쿠바 국적의 KBO리그 선배는 빅리그 시절 악동으로 불린 그의 성공 조건으로 ‘감정 조절’을 꼽았다.
두산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는 지난달 31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개최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KBO리그 데뷔를 앞둔 푸이그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쿠바 국적의 페르난데스와 푸이그는 절친 사이다. 나이는 1988년생 페르난데스가 1990년생 푸이그보다 2살 많지만 둘은 과거 쿠바리그 시절부터 친구처럼 지내며 이 자리까지 왔다. 미국에서도 페르난데스가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2017년 잠시 한솥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

페르난데스는 “푸이그는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다. 쿠바리그에서 함께 경기했고, 2017년 다저스에서도 같이 뛰었다”며 “한국에서 만난 지금도 서로 편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이다”라고 친분을 과시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푸이그의 압도적 완승이다. 푸이그는 2013년 다저스에서 데뷔해 빅리그 7시즌 통산 861경기 타율 2할7푼7리 132홈런 415타점을 남긴 슈퍼스타 출신. 2014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경력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페르난데스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36경기 타율 2할6푼7리 2홈런 11타점을 남긴 게 전부다.

그러나 KBO리그로 무대를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3시즌 통산 429경기 타율 3할3푼3리 566안타 51홈런 27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안타왕을 차지했고, 2020년 199안타로 아쉽게 꿈의 200안타 도전이 무산됐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두산과 총액 110만달러에 재계약하며 KBO리그 4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4년차 선배가 꼽은 신입 푸이그의 KBO리그 성공 조건은 감정조절이었다. 푸이그는 뛰어난 기량과 달리 빅리그에서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 자주 휘말렸던 터. 음주운전, 가정폭력 조사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2017년 두 차례의 여성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사실까지 폭로됐다.
페르난데스는 “푸이그는 감정조절을 잘애햐 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매 경기 임했으면 좋겠다”며 “워낙 유명한 타자라 한국 투수들이 까다로운 구종을 택할 것 같은데 그런 걸 다 이겨내고 KBO리그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푸이그는 미디어데이에서 올 시즌 최대 경계대상을 꼽아달란 질문에 “두산”을 언급하며 “페르난데스를 이기고 싶다. 작년에 두산 상대로 졌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들은 페르난데스는 “푸이그가 그렇게 말해줘서 기뻤다. 우리를 이기려고 전략을 세울 것이란 뜻이다”라고 뿌듯해하며 “우리 역시 키움전을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푸이그의 도발이 라이벌 관계를 형성시키고, 이는 곧 KBO리그 인기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