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신발을 신을 것이다.”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의지는 강하다. 372세이브를 기록하며 현역 세이브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크렉 킴브럴이 마무리 투수로 재기를 천명했다.
LA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베테랑 외야수 AJ 폴락을 보내고 마무리 투수 크렉 킴브럴을 데려왔다.

350세이브 마무리 투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FA 켄리 잰슨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떠나보냈지만 372세이브로 현역 세이브 1위를 기록 중인 킴브럴을 데려와 공백을 채웠다.
킴브럴은 지난해 시카고 컵스에서 39경기 2승3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0.49의 성적을 마크했다. 2019년 평균자책점 6.53, 2020년 평균자책점 5.28 등 부진을 거듭하다가 부활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화이트삭스에서는 리암 헨드릭스라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있었고 킴브럴은 셋업맨으로 강등됐다.
자존심이 상했을까. 킴브럴은 셋업맨 자리에서 부진을 거듭했다. 화이트삭스 이적 이후 24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으로 화이트삭스의 영입 이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결국 화이트삭스도 킴브럴의 효용 가치에 의문이 생겼고 마무리 투수가 필요했던 다저스와 이해관계가 맞았다. 화이트삭스도 외야 뎁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다저스가 잰슨이라는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떠난 자리에 한때 라이벌 관계였던 마무리 킴브럴을 영입한 것에 관심이 쏠린다.
다저스 브랜든 곰스 단장은 ‘LA 타임즈’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단과 클럽하우스 직원,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가 AJ(폴락)을 좋아하지만, 우리 팀 투수층을 강화하고 로스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법이었다. 팀을 위해서 옳은 트레이드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다저스는 킴브럴의 원래 보직인 마무리 투수로 활용하려고 한다. 만약 마무리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셋업맨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을 것이지만 트레이넨은 익숙한 자리인 셋업맨 자리를 유지한다. 곰스 단장은 “킴브럴은 9회에 등판할 것이다”라며 “우리가 보유한 불펜진은 과거의 보직으로 이동해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LA타임즈’는 “다저스는 잰슨이 떠난 뒤 서둘러 후임 마무리를 정하지 않았다. 트레이넨을 셋업맨 역할로 유지하고 싶어했다. 킴브럴의 영입은 고민을 해결하게 한다”라면서 “킴브럴을 영입하면서 트레이넨과 최고의 불펜 듀오를 형성하고 나머지 투수들도 익숙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시 마무리 보직으로 돌아온 킴브럴은 “내게 잘 맞는 신발을 신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며 재기를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