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9이닝 퍼펙트' 건강한 폰트는 ‘언터쳐블’…풀타임 뛰면 SSG 우승, 현실이 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03 03: 36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한 윌머 폰트(SSG)는 ‘언터쳐블’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과연 이 ‘언터쳐블’ 투수가 풀타임을 소화하게 되면 어떤 성적을 찍을지 가늠하기 힘들어 보인다.
폰트는 지난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104구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펴펙트 피칭을 펼쳤다.
팀 타선이 좀처럼 폰트를 도와주지 못하면서 9회 정규이닝 동안 득점을 뽑아주지 못했다. 폰트의 공식 퍼펙트 게임은 물건너 갔다. 그래도 KBO리그 40년 역사에 9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투수조차 없었기에 이 기록 자체가 대단했다. 10회부터 타선은 상대 마운드의 제구 난조와 최정의 희생플라이, 한유섬의 2타점 2루타, 케빈 크론의 적시타 등을 묶어 4점을 뽑아내며 뒤늦게나마 폰트의 승리라도 챙겨줬다.

SSG 선발 투수 폰트가 역투하고 있다. 2022.04.02 / foto0307@osen.co.kr

이후 폰트는 10회 등판 없이 김택형에게 공을 넘기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했다. 9이닝 퍼펙트로 경기를 치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모두가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는 퍼펙트 게임 대기록 무산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투구수 104개였던 것을 고려해 투수를 교체했다”라고 경기 후 밝혔다. 폰트 역시 “마음만은 (10회 등판을)하고 싶었다. 그러나 안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100구 넘게 던지지 않았다”라면서 “오늘 경기에서 기록을 세우기 위해 등판했다가 나중에 부상을 당하면 나에게 손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그리고 “팀이 이겼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았다. 이 분위기를 이어서 우승까지 가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김원형 감독도, 폰트도 강조하는 게 ‘건강’이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해 문승원, 박종훈 등 핵심 토종 선발들이 나란히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하면서 선발진 고민을 시즌 내내 안고 가야 했다. 여기에 지난해 개막전 선발 투수였던 아티 르위키마저 부상으로 낙마했다. 선발로 등판한 투수만 무려 15명이었다.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투수는 폰트 뿐이었고 145⅔이닝으로 기준을 간신히 채웠다. 폰트 역시도 시즌 초반 목 담 증세, 그리고 시즌 막바지에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각 구단 에이스 투수들의 등판 횟수가 30경기, 많으면 31경기였다. 폰트가 5~6경기 정도를 결장한 것.
역사에 가정은 없다. 하지만 만약 폰트가 지난해 건강하게 풀타임을 완주하고 5경기 가량을 더 마운드에 올랐다면 6위에 머물렀던 SSG의 순위는 더 올라갈 수 있었다. 5위 키움과 0.5경기, 4위 두산과는 2경기 차였다. 폰트가 나선 경기에서 승리 요건을 더 많이 만들었다면 SSG의 창단 첫 시즌 운명 자체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올해 폰트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페이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몸 상태 역시 최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90승의 베테랑 이반 노바, 토종 에이스 김광현을 제치고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을 받았고 그 이유를 증명했다.
무엇보다 장신에서 내리 꽂는 패스트볼을 더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스트라이크 존 상단의 확대다. 그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가 너무 많은 도움이 된다. 패스트볼 계열의 공은 위쪽에 위치했는데 지난해는 볼이었던 공들이 올해는 스트라이크가 됐다. 오늘 역시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면서 “지난해보다 올해는 자신있게 높은 존에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는 조건은 완성됐다.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 올해 우승후보로 꼽히는 SSG다. 풀타임으로 뛰는 폰트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과연 폰트는 SSG의 우승을 이끌 청부사가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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