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방출선수 성공 신화가 탄생하는 것일까. 베테랑 우완투수 임창민(37·두산 베어스)이 개막전부터 ‘미친 안정감’을 선보이며 잠실 마운드에 마지막 불꽃을 피웠다.
임창민은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피안타, 사사구 없이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값진 홀드를 챙겼다.
임창민은 6-4로 근소하게 앞선 7회 1사 2루서 두산 데뷔전을 치렀다. 베테랑의 투구는 견고하고 노련했다. 선두 김태연을 초구에 우익수 뜬공, 노수광을 2루수 땅볼로 각각 잡으며 위기를 극복했고, 8회 이성곤-이원석-정은원을 만나 18구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이원석 타석 때 직구 최고 구속을 142km로 끌어올리더니 후속 정은원을 만나서는 포크볼만 5개 던지는 볼배합을 선보였다.

임창민은 여전히 6-4로 앞선 9회 마무리 김강률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홈팬들 앞에서 기분 좋게 첫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23개. 방출의 설움을 털어낸 한판이었다.
광주동성고-연세대를 나와 2008 현대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뽑힌 임창민은 2013년 NC로 이적해 신생팀의 특급 필승조로 이름을 날렸다. 2015년 31세이브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3년 연속 25세이브를 달성했고, 2020년 통합우승에 이어 작년에도 46경기 3패 17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NC의 리빌딩 정책에 의해 충격의 방출 통보를 받으며 은퇴 위기에 내몰렸다.
그런 임창민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넨 구단은 두산이었다. 구위가 여전히 1군에서 통한다는 믿음을 등에 업고 작년 12월 초 연봉 1억2천만원에 가까스로 현역을 연장했다.
임창민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곧바로 팀의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차며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개막전부터 방출 선수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구위와 안정감을 선보이며 올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임창민은 경기 후 “이적 후 첫 공식 등판이었는데 (박)세혁이가 신경 써서 리드를 해준 것 같다. 제스처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의도를 정확히 표현해줬다. 그 덕분에 공이 잘 간 것 같다”며 “두산 소속으로 첫 잠실 등판이었다. 관중들이 많아 집중할 수 있었고, 몸 상태도 좋다. 첫 단추를 잘 끼워서 다행인데 이제 한 경기했을 뿐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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