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너무 못 살린다. 타석에서 너무 소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2일 수원 삼성-KT전 해설을 맡은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김동엽(삼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타율 2할3푼8리(185타수 44안타) 4홈런 24타점 20득점에 그쳤던 김동엽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2할7푼(37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10안타 가운데 홈런 1개, 2루타 6개에 이를 만큼 장타 생산 능력도 돋보였다.

지난달 25일 창원 NC전에서 4-1로 앞선 4회 NC 선발 웨스 파슨스를 상대로 터뜨린 좌월 1점 홈런은 그야말로 김동엽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당시 김동엽은 “치자마자 뛰어가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치고 나서 가만히 서있었다. 이렇게 제자리에서 방망이를 휘둘러 홈런을 때려낸 게 손에 꼽힐 정도인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앞으로도 이런 스윙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첫 홈런 이후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무안타로 침묵했다.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다소 위축된 모습이 드러났다. 2일 경기에서도 세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좌익수 뜬공, 삼진,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너무 예민해지는 것 같다. 야구는 어쩔 수 없이 실패가 많은 스포츠 종목이다. 실패 확률이 더 높다. 잘못된 부분을 계속 생각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안 좋은 걸 훌훌 털어버리고 해야 하는데 갈수록 자신감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자신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흥이 나지 않아 좋은 타격을 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레전드 출신 해설위원이 봤을 때 확실한 장점이 있는 선수인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니 아쉬운 마음이 커 보이는 듯했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떨쳐내기 위해 어느 때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던 김동엽. 방망이는 잘 쳐도 3할에 불과하다. 즉 10번 가운데 7번 실패한다는 걸 기억하고 마음 편히 해야 한다.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25일 창원 경기에서 그랬듯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