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형이 부담을 많이 줬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은퇴식을 앞두고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이날만큼은 절친한 선배의 은퇴식을 위해 볼을 뿌렸다. 두산 ‘토종 에이스’ 최원준 이야기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2차전. 이날은 지난 1월 은퇴를 선언한 ‘101승 좌완’ 유희관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유희관은 경기전 은퇴 인터뷰에서 더 많은 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선발 최원준에게 승리를 부탁했다. 그래서일까. 최원준은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챙기며 선배의 부탁에 화답했다.

유희관에게 최원준은 특별한 후배였다. 지난 1월 은퇴 기자회견에서 함께 참석한 최원준에 대해 “내가 많이 예뻐했던 후배다. 투수조 조장이라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본인들이 깨닫고 좋은 방향으로 나가게끔 조언을 많이 했다. 그걸 다 받아주고 이해해 준 후배였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은퇴 소식이 전해졌을 때 가장 먼저 연락한 후배도 최원준이었다고.




유희관의 바람대로 1루 응원석을 팬들이 가득 메운 채 은퇴식이 진행됐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최원준은 절친한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은퇴식을 마치고 유희관은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한 명 한 명 인사를 나누던 그때 최원준이 장난스럽게 유희관을 외면했다. 그러고는 이내 돌아서 따뜻한 포옹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유희관도 후배의 호투에 감사함을 전한 진한 포옹이었다.
‘베어스 좌완 레전드’ 유희관의 은퇴식은 모두가 바라던 행복한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이제 절친한 후배 최원준이 유희관이 맡았던 토종 에이스 계보를 이어간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