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대결이다. 나란히 개막 2연패를 당한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는 5일 맞대결을 갖는다. 승패가 갈린다면, 누군가 한 팀은 3연패에 빠져야 한다.
시즌 초반 팀 분위기를 잡아가기 전에 연패가 길어진다면, 늪에 빠질 수도 있다. 공교롭게 지난해 KIA는 9위, 한화는 최하위였다. 올해 시즌 초반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데 출발이 안 좋다.
KIA는 시범경기 공동 1위에 오르며 기대가 컸다. 에이스 양현종이 미국에서 복귀했고, 150억원을 투자해 나성범을 영입했다. 괴물 루키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오르며 ‘제2의 이종범’을 기대케 했다. 이승엽의 스윙을 닮은 김석환까지.

그러나 LG와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선 양현종은 수비 실책으로 인한 만루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장타율 1위였던 팀 타선도 LG의 탄탄한 마운드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했다.
3일 2차전에서는 외국인 투수 놀린이 김현수의 총알같은 타구에 왼 팔꿈치를 맞고 부상으로 교체당하는 악재도 생겼다. 불펜진이 잘 막아주면서 1점 차 접전을 이어갔으나, 8회 1사 만루와 9회 2사 만루 기회에서 1점도 뽑지 못하면서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다. 적시타 한 방이 아쉬웠다.
기대를 모았던 김도영과 김석환은 나란히 2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첫 안타가 나오면 막힌 혈이 뚫릴 수도 있다. 나성범과 박찬호의 타격감은 좋다.
수베로 감독 아래 리빌딩 노선인 한화는 올 시즌 출발도 최하위다. 두산을 상대로 2연패. 토종 에이스 김민우를 선발로 내세운 개막전에 타격전 끝에 패배한 것이 아쉬웠다. 두산보다 더 많은 안타, 볼넷을 얻고도 잔루(10개)가 너무 많았다. 3일 두산전에서는 0-1 패배.
외국인 타자 터크먼이 고군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터크먼은 개막시리즈에서 9타수 5안타(2루타 2개) 타율 5할5푼6리의 맹타와 함께 수비에서도 기가 막힌 호수비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톱타자 정은원(타율 .333)과 터크먼이 좋은 흐름을 만들지만, 2번 최재훈, 5번 하주석, 6번 김태연이 공격 흐름을 이어주지 못했다.
5일 맞대결. KIA는 외국인 투수 로니가 선발로 나선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카펜터가 아닌 윤대경이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윤대경은 지난해 2승 5패 7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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