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 터크먼이 있으면 든든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32)는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마이너리거 시절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2)과 팀 동료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카펜터는 한화와 계약하기에 앞서 1년 먼저 경험한 카펜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카펜터는 “4시즌 정도 터크먼과 같이 했다. 그는 팀에 다양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다방면에서 좋은 재능을 가졌는데 특히 수비가 좋다. 내 뒤에 터크먼이 있으면 항상 든든했다. 타격도 좋고, 준비도 열심히 하는 선수다. 한화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기여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카펜터의 말을 틀리지 않았다. 지난해 알버트 푸홀스, 후안 소토의 홈런을 걷어낸 ‘외야 수비의 귀재’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터크먼은 지난 2~3일 두산과의 개막 2연전에서 좌익수로 출장, 잠실구장의 넓은 외야를 지배하는 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일 개막전에서 4회 강승호의 좌중간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잡았다. 머리 위로 향하는 타구를 대각으로 뛰어가 오른팔을 쭉 뻗어 낚아챘다. 8회에는 김인태의 좌중간 깊숙한 타구도 첫발을 빠르게 움직여 낙구 지점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포구했다.
3일 경기에선 송구 능력을 뽐냈다. 1회 1사 1루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좌전 안타 때 1루 주자 안재석이 망설임 없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달렸다. 터크먼은 당황하지 않고 타구를 잡자마자 빠르게 스텝을 밟고 간결하게 송구 동작으로 연결했다. 원바운드 송구는 거의 자동 태그로 연결돼 안재석을 아웃시켰다.

한화는 오랜 기간 외야 수비가 약점인 팀이었다. 잠실구장 다음으로 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팀으로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외국인 타자로서 타격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화는 수비에도 큰 비중을 두고 터크먼을 데려왔다. 외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한 터크먼은 팀에 유동성도 더한다. 중견수가 익숙한 이원석이 선발로 나올 때는 코너로 가고, 다른 선수가 선발로 나오면 중견수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다용도 카드다.
개막 2연전에선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도 날카로웠다. 개막전부터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시작한 터크먼은 이튿날에도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멀티 히트를 생산했다. 2경기 9타수 5안타 타율 5할5푼6리. 시프트 반대 방향으로 밀어치는 타격을 선보이며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시범경기에선 13경기 40타수 8안타 타율 2할 1홈런 5타점에 그쳤지만 본경기에 들어가자마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상대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한 베이스 더 전진하는 주루 능력까지 한화가 필요로 하던 모습이다. 터크먼에게 대박 외인의 향기가 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