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역투를 펼쳤다. 2년차 좌완 영건 김진욱(20)에게 기대했던 그 모습이 이날 비로소 나왔고 데뷔 첫 선발승으로 연결됐다.
김진욱은 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자신은 지난해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착실하게 선발을 준비하면서 시범경기까지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온 김진욱이다. 시범경기에서 2경기 선발 등판해 8이닝 평균자책점 0이었다. 비자책 1실점이 있었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완벽했다.

결국 김진욱은 글렌 스파크맨이 부상으로 제외된 상황에서 3선발로 승격돼 이날 개막 후 3번째 경기에 선발 중책을 맡았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의 3선발 이유를 묻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등판하는 날이었을 뿐”이라고 시크하게 대답했다. 답이 필요없는 질문이었다고 되받아쳤다.
서튼 감독의 대답은 이날 김진욱의 투구로 확실하게 알게 됐다. 시범경기보다 더 좋은 기세로 이날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완벽하게 마쳤다.
1회 박준영, 박건우, 2회 닉 마티니, 윤형준까지 4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며 위력을 떨쳤다. 2회 2사 후 오영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서호철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극복했다.
3회까지 다시 무실점을 했지만 4회 결국 일격을 허용했다. 4회 선두타자 박준영에게 초구 143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첫 피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이후 수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진욱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박건우, 마티니, 윤형준의 중심 타선을 삼진 2개로 솎아내 마무리 지었다.
5회에는 2사 후 위기를 극복했다. 박대온에게 2루타, 도태훈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타석에는 지난해 선배 동료였던 손아섭이었다. 그 누구보다 잡고 싶었을까. 김진욱은 손아섭과 2볼 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쳤고 5구 째 131km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후 김진욱은 가장 크게 포효했다.
그리고 6회,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6회 선두타자 박준영의 라인드라이브 타구 때 중견수 피터스의 슈퍼맨 캐치, 그리고 7회 2사 후 서호철의 3-유간 깊은 코스 타구 때 유격수 박승욱의 호수비 등 김진욱의 승리에 수비들까지 확실하게 뒷받침했다.
비록 이날 타선은 1회 전준우의 희생플라이,선취점, 5회 피터스의 솔로포 외에는 확실한 지원은 없었다. 그러나 김진욱이 경기를 압도했다. 시간이 갈수록 김진욱 그만의 리듬이 돌아오며 경기를 자신의 흐름으로 이끌었다.

결국 롯데는 8회초 대타 지시완의 2타점 적시타, 안치홍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뽑아내면서 롯데는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최고 149km까지 나온 패스트볼(45개)을 시원하게 뿌렸고 슬라이더 24개, 커브 18개를 던지며 타자들을 유혹했다. 여기에 체인지업 6개까지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잠재웠다. /jhrae@osen.co.kr